국제축구연맹(FIFA)은 12일 한국이 이곳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해 사상 처음으로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국은 16강전에서도 이곳에서 일본을 맞아 승리했다.
이곳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거미손’ 골키퍼 이광연이다. 이광연은 후반 26분 팔라시오스 에스피노사의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을 몸을 던져 막아낸 데 이어 후반 추가 시간에도 슈퍼 세이브로 한국을 구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레오나르도 캄파나가 헤딩슛 한 것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냈다. 이 선방으로 에콰도르 팬들은 머리를 감싸 쥐었고 한국은 새 역사를 창조하게 됐다. 이광연은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도 눈부신 선방 쇼를 펼쳐 ‘빛광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광연은 처음에 수비수로 출발했으나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코치의 권유로 골키퍼로 전향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경기 안양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서 발야구를 하다가 축구부에 스카우트될 정도로 발을 쓰는 것에 능했다.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의 포지션도 오른쪽 측면 수비수였지만, 이내 골키퍼로 바꿨다. 지금은 발 잘 쓰는 골키퍼, 빌드업에 능한 골키퍼가 되는 게 목표다.
FIFA는 이광연에 대해 “가장 큰 무대에서 빛났다”며 그의 활약에 주목했다. 이광연은 “모든 건 동료들 덕분이다. 하나의 팀으로서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정신력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 뭉치고자 한다. 그것이 우리가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광연이 한국의 승리를 지킨 데 앞서 이번 대회 스타 이강인은 또다시 빛을 발했다. 전반 39분 이강인이 찔러준 스루패스를 최준이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준은 “프리킥을 앞둔 강인이와 눈이 맞았다. 내가 달렸지만 강인이가 패스를 잘한 덕분에 골을 쉽게 넣었다. 경기 내내 강인이와 계속 눈을 마주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수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하나로 뭉치고 있는 것이 한국팀의 강점이다. 이강인은 ‘소통을 잘한다는 평가가 있다’는 말에 “내가 장난치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형들이 귀찮아할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팀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아서다. 여러 면에서 형들에게 고맙다”며 농담처럼 받아넘겼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4개의 도움(1골)을 기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오세훈(아산)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2도움을 보탰다. 이번 대회 도움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강인이 팀을 사상 첫 결승 진출로 이끌면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골든볼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역대 이 대회 골든볼 수상자 가운데는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 하비에르 사비올라(2001년),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2005년), 폴 포그바(프랑스·2013년)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