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의 자리는 화려하다. 수억 원의 연봉과 계약금을 받음은 물론 많은 팬들로부터 큰 관심까지 한몸에 받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잔인한 자리이기도 하다. 성적에 따르는 책임이 어떤 코칭스태프보다도 강하기 때문이다. 오늘 지휘봉을 잡고 있다가도 내일이면 재야의 야인으로 묻힐 수 있는 게 바로 감독이다.
하루아침에 변하는 자신의 처지가 익숙할 리 없다. 화려한 과거가 생각나 현실에 적응 못 할 수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인’들의 행보는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다. 재야에 묻혀서도 끊임없이 한국야구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이 있다.
양승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59)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거인 군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정규리그 2위, 플레이오프 진출 등 여러 굵직한 성적을 남겼지만, 2013시즌을 앞두고 칼바람을 피하진 못했다.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양 감독은 여전히 한국야구 뿌리를 위해 뛰고 있다. 독립구단인 파주 챌린저스의 감독으로 재직하며 무보수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디앤피파트너’라는 스포츠 에이전트사까지 운영하며 한국 야구발전의 디딤돌이 될 유소년야구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제1회 양승호배 디앤피파트너 클럽야구대회가 15~16일에 열렸고, 22~23일에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조범현 전 KIA 타이거즈·KT 위즈 감독(59) 역시 재능기부로 아마추어 야구 살리기에 수년째 봉사하는 중이다. 자비를 보태 전국의 중·고교 팀을 돌며 포수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알려진 지 오래다. 조 감독의 이러한 행보에 현직 감독들도 존경의 뜻을 나타냈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조 감독님이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다. 포수 육성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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