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가 우라와 레즈와의 ‘작은 한일전’에서 승리, 자존심을 지켰다. 먼저 실점을 허용하고 승부를 뒤집은 역전승이라 더 짜릿했다.
울산현대는 19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2002’에서 열린 우라와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19’ 16강 원정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H조 조별리그에서도 J리그 가시마 프론탈레를 상대로 1승1무 우위를 점했던 울산은 이번 승리로 일본 클럽에 대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우라와는 현재 J리그 9위에 머무는 등 정규리그에서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올리베이라에서 오츠키 츠요시로 사령탑이 교체됐을 정도로 어려운 행보다. 때문에 우라와 입장에서는 ACL에 대한 비중이 크고, 당연히 안방에서 열리는 1차전은 배수진의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우라와가 공격적으로 나섰다. 기회가 생기면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할 정도로 득점에 대한 높은 의지를 보였다.
울산은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꾀했다. 발 빠른 이근호와 김인성를 활용했고 이 날개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니오 대신 힘과 높이에 경쟁력을 보이는 주민규를 포스트에 놓았다.
내내 두드리던 우라와는 전반 38분 기어이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미드필더 아오키 다쿠야가 페널티 에어리어 외각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스기모토 겐유가 정면에서 헤딩으로 방향을 바꿔 놓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기장 열기가 더 뜨거웠졌기에, 울산 입장에서는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동점을 만들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김도훈 감독의 바람대로 주민규가 힘을 발휘했다. 후반 42분, 에벨톤의 공을 가로챈 이근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민규가 우라와 수비수들 사이에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전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우라와가 주도하며 공격했고, 울산은 웅크리고 있다가 비수를 꽂으려 했다. 이런 흐름에서 울산 벤치가 먼저 교체 카드를 썼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20분 주민규를 빼고 발빠른 황일수를 넣어 스피드를 높였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적중했다.
후반 35분 김보경이 하프라인에서 공을 악착같이 소유해 황일수에게 연결한 게 단초였다. 그리고 황일수는 특유의 빠른 발로 상대 위험지역까지 접근한 뒤 오른발로 과감하게 슈팅, 역전골의 주인공이 됐다.
급한 쪽은 우라와였다. 원정에서 2골이나 넣고 앞서고 있던 울산은 수비 비중을 높였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42분 김보경을 불러들이며 이명제를 투입,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우라와의 파상공세가 펼쳐졌으나 오승훈 골키퍼의 선방 등 수비수들의 집중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울산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2-1 스코어를 지켜내면서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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