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정정용 감독 “내 마음 속 골든볼은 캡틴 황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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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0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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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인으로서 유소년 플랜 장기적으로 구축”
“국민에 받은 사랑, 돌려드리고 싶다”

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이룬 정정용 감독이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이룬 정정용 감독이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사상 첫 준우승이란 쾌거를 이룬 정정용 감독이 “국민에 받은 사랑을 축구인으로서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 감독을 비롯한 U-20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U-20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U-20 대표팀의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정 감독은 “폴란드에 있을 때는 이런 분위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막상 한국에 돌아와서 환영 행사, 전날 청와대 만찬까지 이어진 자리에서 국민이 우리 U-20 대표팀을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셨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제 우리가 받은 것을 다시 축구인으로서 되돌려 줄 수 있는 방안과 플랜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유소년 정책부터 다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번 대표팀 선수 중 성인대표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선수들의 비율이 적다는 지적이 있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테크닉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월드컵과 같은 ‘경험’이 축적된다면 대표팀 가는 선수들의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대회 중 ‘아차’ 했던 결정이 있었나.
▶굳이 꼽자면 결승전이다. 34도에 육박하는 날씨가 대회 중 처음이었다. 쿨링 타임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부분에서 전술적으로 디테일하게 준비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좀 더 냉철하게, 세심하게 했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협회가 구축한 유스 시스템은 어떻게 됐으면 좋겠는지.
▶큰 틀에서 보면 이제 유소년 정책은 제도, 시스템 등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 이제 선수들이 남았다. 어린 선수들이 공하고 가까워야 한다. 축구공을 가깝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잘 때도 공을 끌어안고 잘 정도가 돼야 한다. 아울러 지금 당장 체격 조건이 좋지 못한 선수들 중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A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이재성, 김진수 등도 연령대에는 체격 조건이 좋지 못했다. 이론적으론 쉽지만 그러기 위해서 정책도, 시스템도 필요하다. 스탠더드 매뉴얼이 필요하다.

-정우영의 차출 불가 통보 당시 심정은.
▶정우영이 포함된 팀이 플랜 A였다. 정우영은 장점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역할을 해줬을 것이다. 김현우-이강인-정우영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구상했다. 여기에 공격수끼리 경쟁도 더 치열했을 것이다.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는 어떻게 설득했나.
▶이강인은 월드컵에 대한 절실함과 간절함이 있었다. 본인이 파주부터 일찍 팀에 합류해 피지컬을 만들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이강인이 더 큰 선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 입장에서 말하자면 테크닉은 말할 것이 없을 정도다. 피지컬로 봤을 때 아직 반응, 코어, 근력 등 밸런스를 잘 지킨다면 그 이상의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

-향후 일정은.
▶이제 다시 본업(전임지도자)으로 돌아가야 한다. 거기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협회와 플랜을 상의할 것이다.

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이룬 정정용 감독이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이룬 정정용 감독이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마음속 골든볼은.
▶황태현을 꼽고 싶다. 주장이란 자리가 정말 어렵고 중요한 자리다. 팀 묶기뿐 아니라 리더가 돼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묵묵히 자기 역할을 했다. 정말 고맙다. 주장으로서 100% 자기 역할을 감당했다.

-제갈용이란 별명이 붙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 지도자는 강사와 다르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맛이 있다. 쾌감이 있다. 경기를 지휘하고 선수들이 따라주고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지도자 최고의 순간이다.

-코칭스태프들 간 갈등은 없었나.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고, 코칭스태프들의 의견을 존중해줬다. 결정은 감독이 하는 것이니 그것만 따라달라 했다.

-U-16 대표팀 코치 시절,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흑역사다. 우리나라는 잘못되면 한 번에 훅 간다.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한 번에 지도자가 올랐다가 내려갔다 한다면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전임지도자의 경우 유소년들을 위해 만든 노하우가 있는데 안타깝다. 지도자들, 특히 유소년을 육성하는 지도자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성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 SNS 금지령도 없었고, 많이 풀어줬는데도 잘 컨트롤 된 것 같다.
▶코끼리를 어릴 때 묶어 놓으면 나중에 커서 밧줄을 풀어도 많이 못 돌아다닌다고 하지 않나. 굳이 어릴 때 ‘하지마라’고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어디까지 허용해줘야 하나라는 딜레마가 있지만 우선 존중해주고, 자유를 주면 되는 부분이다. 단 규칙을 어겼을 때의 책임감에 대해 강조했다.

-마지막 인사로 어떤 이야기를 했나.
▶이제 모든 20세 일정은 끝났다. 언제든지 다시 만날 때, 더 높은 레벨에서 만나자고 했다. 당장 이번 주부터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제발 봤으면 좋겠다.

-지도자로서 정정용의 최종 목표는.
▶현장에 있는 많은 지도자와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어떤 팀을 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이 부분을 듣고 싶어 하는 지도자들이 많다. 공유하고 소통했으면 좋겠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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