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까지 팀에서 가장 많은 78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타율은 0.324로 리그 6위다. 뿐만 아니라 타구 분포 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 올 시즌 좌·중·우측으로 각 32·18·28개의 안타를 만들며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통산 성적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순서로 각 238·192·201개의 안타를 기록 했다. 어떤 방향으로든 자유자재로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특별한 강점이지만 고종욱은 “그저 공이 오는 대로 세게 치려고만 한다. 비결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비결은 타고난 스윙 궤적에 있다. 평소 고종욱은 컨택 능력이 뛰어난 타자로 손꼽히는데, 이에 관해 SK 박경완 수석·타격 코치는 “뒤에서도 맞아나갈 수 있는 방망이의 결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가다가 변화구가 오더라도 방망이 헤드 자체가 뒤에 남아있기 때문에 컨택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수석은 이어 “종욱이는 이렇게 쳐도, 저렇게 쳐도 안타가 된다. 하지만 그 스윙은 누군가에게 가르친다고 해서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종욱이 만의 주특기이자 능력”이라고 했다. 한편으론 “나도 종욱이의 타구가 어디로 날아갈지 모른다. 연습 때 오른쪽으로 치라고 하면 가운데로 보낸다”며 웃었다.
고종욱은 스프레이 히터 능력에 빠른 발로 시너지 효과까지 낸다. 15도루를 겸해 리그 공동 3위에 올라있다. 1위와는 불과 1개차이다. 내야 안타는 16개로 리그 1위다. 박 수석은 “타격적으로 정말 좋은 무기를 지닌 선수다. 여기에 발까지 빠르다”며 “왼손잡이라 주루에서도 한두 발 앞서는데, 주력이 좋아 4~5걸음을 앞선다. 내야 안타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칭찬했다.
고종욱은 응원가 가사에 ‘홈런’도 보태지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내친김에 팬들에게서 장타의 기운까지 전해 받고 싶어서다. 2015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10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는데, 올해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음에도 2홈런에 그쳐있는 것이 스스로도 못내 아쉽다. “응원가에 홈런 이야기가 없어서 내가 홈런을 못치고 있다”는 농담에는 더 큰 목표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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