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1)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빼놓지 않는 이름이 있다. 배터리를 이뤄 개인 연승행진에 힘을 보태주는 포수 한승택(25)이다.
투수들이 포수들에게 호투의 공로를 돌리는 것은 의례적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한승택을 두고 “공부도 정말 많이 하고, 리드가 정말 많이 늘었다”고 콕 집어 칭찬한다. “승택이가 경기 전에도 어떤 공을 위주로 하자고 의견을 많이 낸다. 나도 따라가는 스타일”이라고 밝힌 양현종은 “경기 결과가 좋으면 좋을수록 승택이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뿐만 아니라 “항상 스타팅으로 나와 힘든 경기가 많은데, 승택이에게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며 남달리 애틋한 마음도 꺼낸다.
양현종의 메시지는 한승택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거듭하게 만든다. 그는 “팀의 에이스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매 경기 고마움을 표시해주니 나도 현종이 형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한편으로는 “현종이 형이 평소 포수들과 친해지려고 장난을 많이 걸어온다”며 “개인적으로도 잘해야겠지만, 투수를 도와주는 포수의 입장에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올 시즌 62경기를 소화하며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 한승택도 “계속 공을 받아보면서 투수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덕분에 볼 배합이나 경기운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근래에는 초보 구원투수들과도 순조롭게 호흡을 맞춰 마운드의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승택은 “경기를 하면서 좋을 때, 안 좋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풀어나가는지를 익히고 있다”며 “포수는 도루 잡고, 블로킹 잘하고, 미트질을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프로무대에서 느끼는 것이 정말 많다”고 털어놨다.
“항상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려는 마음으로 임한다”는 한승택은 개인적으로 작성하는 포수 노트에도 매일 새로운 내용을 적으려고 노력한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빼곡하게 채워질 노트의 두께만큼 안방마님으로서의 책임감도 날로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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