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차로 우승 놓친 박성현, 그래도 미소 지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6월 24일 16시 33분


박성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성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부진을 씻어냈다는 만족감 덕분이었을까. 기다리던 우승이 아닌 준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박성현(26·솔레어)은 슬며시 미소를 띠며 아쉬움 대신 후련함을 나타냈다.

박성현이 24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41야드)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약 45억6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선두 해나 그린(23·호주)을 턱밑까지 쫓았지만 아쉽게 1타 차로 우승을 내줬다. 대회 2연패에서 한 발 모자란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하고 준우승(상금 약 4억 원)을 차지했다.

1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극적인 역전승을 기대한 박성현이었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4타를 뒤집으며 정상을 밟았던 박성현은 당시와 똑같은 옷을 입고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1년 전 기운을 담아 올 시즌 첫 메이저 왕관을 품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모두의 예상대로 승부사 박성현은 선두 그린을 서서히 압박해갔다.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한 그린이 파4 2번 홀에서 먼저 버디를 잡으면서 한때 6타 차까지 도망갔지만, 앞조 박성현도 4번 홀(파3)과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격차를 좁혔다.

이후 좁힐듯 좁혀지지 않던 둘의 격차는 후반 들어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파5 11번 홀이 시발점이었다. 박성현이 여기서 먼저 버디를 잡은 반면, 그린은 보기를 기록하면서 간극은 2타로 줄어들었다. 이어 박성현과 그린이 각각 15번 홀(파5)과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주고받은 가운데 이날 경기는 파4 18번 홀에서 희비가 갈리게 됐다.

직전 17번 홀(파3)에서 2m 버디 퍼트를 놓친 박성현이 여기서 4m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8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9언더파의 그린으로서는 마지막 홀에서 최소 파를 잡아야하는 처지였지만, 깔끔한 벙커샷과 침착한 파 퍼트로 우승을 지켜냈다. 박성현은 그린의 우승 소식을 접한 뒤 옅은 미소를 띠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2월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았던 박성현은 이후 퍼트 난조로 부진하면서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와야 했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가 30개를 넘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나흘간 27.5개의 퍼트만을 기록하며 제 감각을 되찾았다.

박성현은 LPGA투어와 인터뷰에서 “경기를 끝내고 하는 이야기이지만, 파5 7번 홀과 파3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지 못한 대목이 아쉬웠다. 그래도 오늘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고 최종라운드를 되돌아 본 뒤 “최근 계속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마지막 홀에서 장거리 퍼트가 들어가 개운한 마음으로 경기를 끝냈다”고 말했다.

한편 박성현의 우승 실패로 태극낭자들은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정상을 밟은 고진영(24·하이트진로)과 이달 초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이정은6(23·대방건설)이 이은 메이저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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