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은 테니스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하고 싶어 하는 ‘꿈의 무대’다. 1877년 시작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다. 흰색만을 고집하는 깐깐한 드레스 코드로도 유명하다. 최고의 코트 스타들만이 참가해 녹색 잔디에 펼치는 테니스의 향연으로 불린다.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희망 권순우(22)가 윔블던 본선에 처음 오르게 됐다. 세계 랭킹 126위 권순우는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로햄튼에서 열린 윔블던 예선 최종전에서 세계 191위 다니엘 브란츠(독일)를 3-1(6-2, 6-7, 6-1, 6-0)로 눌렀다.
이로써 권순우는 지난해 호주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본선 출전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가 윔블던 본선에 나서는 것은 2015년 정현(156위)에 이어 4년 만이다.
권순우는 본선 1회전 출전만으로도 4만5000 파운드(약 6600만 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또 예선 통과 점수와 본선 1회전 출전으로 35점의 랭킹 포인트를 받게 됐다.
이날 서브 에이스 18개를 터뜨린 권순우는 침착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2013년 세계 51위까지 올랐던 브란츠를 압도했다. 권순우는 “초반 컨디션이 좋아 1세트는 무난하게 이겼는데 2세트부터 상대 서브가 잘 들어오면서 아쉽게 내줬다. 하지만 그 후로 스스로 파이팅하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윔블던에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은 2007년 이형택의 3회전 진출이다. 그 후로는 한국 선수가 윔블던 본선에서 이긴 적이 없다. 새로운 도전이 권순우 앞에 놓여 있다. 권순우는 “1회전까지 3,4일 남았는데 다시 잘 준비해서 누구를 만나든 후회없는 경기를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포고 출신 유망주인 권순우는 올해 챌린저급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며 정현을 제치고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매니지먼트 업체인 스포티즌의 체계적인 관리와 용품 스폰서인 휠라의 맞춤형 지원, 임규태 전담 코치의 지도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CJ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투어 활동의 기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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