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계속된 쿠어스필드 악몽…천적도 넘지 못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9일 13시 23분


올 시즌 사이영상급 활약을 펼치던 류현진(32·LA 다저스)도 ‘투수들의 무덤’을 극복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포함, 9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했다. 삼진 4개를 잡았으나 볼넷도 1개 허용했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였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은 23일 콜로라도전에서 기록한 6이닝 3실점(1자책점)이다. 올 시즌 한 경기 자책점이 ‘2’를 넘긴 적이 없는 류현진은 이날 7자책점을 떠안았다.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파크팩터에 따르면 지난해 쿠어스필드 득점 팩터는 1.271로 두 번째로 높고, 홈런 팩터도 1.280으로 2위였다. 28일 기준으로 올해 쿠어스필드의 득점 팩터는 1.629로 1위, 홈런 팩터는 1.400으로 2위다.

류현진도 쿠어스필드에서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4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1승 3패 평균자책점 7.56에 그쳤다.

빼어난 상승세를 자랑한 류현진이 쿠어스필드의 악몽을 떨쳐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투수들의 무덤’을 극복하지 못했다.

홈런과 2루타를 세 방씩 얻어맞으며 ‘사이영상 후보’의 체면을 구겼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7자책점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자책점 타이 기록이다.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후 딱 한 번 한 경기에 7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2014년 7월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2⅓이닝 7실점(7자책점)한 것이 유일했다.

류현진의 한 경기 자책점이 ‘5’를 넘은 것은 2017년 8월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6실점(6자책점)을 기록한 이후 667일 만이다.

실점으로만 따지면 2017년 5월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실점(5자책점), 2014년 4월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8실점(6자책점)한데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모두 수비 실책이 겹쳤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홈런 세 방을 얻어맞은 것도 오랜만이다. 류현진의 한 경기 피홈런 3개는 2017년에만 4차례 있었다. 4월19일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와 6월1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 8월31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 9월30일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였다.

류현진이 빅리그 데뷔 후 한 경기에 홈런 4개를 내준 적은 없다.

쿠어스필드에서 만난 ‘천적’의 벽도 높았다. 지난 23일 홈에서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한 류현진은 6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잘 버텼지만, 장소를 바꿔 펼친 재대결에서는 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571 3홈런 8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자랑한 콜로라도 강타자 놀런 아레나도는 홈런 한 방과 2루타 1개를 때려냈다. 아레나도의 류현진 상대 성적은 타율 0.609(23타수 14안타) 4홈런 10타점이 됐다.

23일 경기에서 아레나도를 1안타 1타점으로 비교적 잘 처리했던 류현진은 이날은 또 아레나도에 당했다.

3-0으로 앞선 1회말 2사 1루 상황에 아레나도를 상대한 류현진은 풀카운트에서 6구째 시속 92.6마일(약 149㎞)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추격의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아레나도에게는 중월 2루타도 허용했다.

류현진에게 타율 0.571(7타수 4안타) 3타점으로 강세를 보였던 이언 데스몬드는 1회말 중견수 뜬공, 3회말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5회말 무사 1루에서는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5회말 무사 2루 상황에 대타로 나서 류현진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작렬, 콜로라도의 4-5 추격을 이끈 팻 발라이카도 이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강세를 보였다.

천적들의 장타쇼에 흔들린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세 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은 데이비드 달에게도 5회말 무사 1루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고, 결국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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