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 "어떤 투수도 쿠어스필드를 좋아하지 않을 것"
LA 타임스 "류현진, 야수 같은 쿠어스필드에서 두들겨 맞았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올 시즌 최악의 투구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앞으로의 경기가 더 중요하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사이영상급 페이스를 자랑하던 류현진이 쿠어스필드에서 난타를 당하자 현지 언론들도 주목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포함, 9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했다. 삼진 4개를 잡았으나 볼넷도 1개 허용했다.
5-2로 앞선 5회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채 홈런 두 방을 포함해 연속 5안타를 맞고 대거 5실점한 류현진은 5-7로 뒤진 상황에서 조 켈리로 교체됐다. 다저스가 역전하지 못한채 9-13으로 지면서 류현진은 시즌 2패째(7승)를 떠안았다.
올 시즌 매 경기 2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이날 7자책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개인 한 경기 최다 자책점 타이 기록이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미국 일간지 LA 타임스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류현진은 5회 연속 안타에 대해 “멈출 수가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오늘 경기 후 기록이 안 좋아졌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앞으로 더 많은 경기가 남았다”고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이 던지기 어려운 곳이다. 4회까지 잘 맞은 타구들이 있었고, 콜로라도 타자들이 류현진을 잘 공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는 패스트볼이 조금 꺾이는 경향이 있고, 체인지업도 마찬가지다. 공이 평상시와 다르게 움직인다”며 “투수로서는 준비하기 어렵다. 투수의 공을 떠난 공이 홈플레이트 한가운데를 지니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어느 투수도 이곳에 오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부진에 집중했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이 두들겨 맞았다. 개막 이후 3개월 동안 성공으로 자신감을 키운 류현진이었지만, 이번 도전은 다른 경기와 달랐다”고 전했다.
쿠어스필드가 해발고도 약 1600m에 위치해 공기 밀도가 낮고, 여기에 날씨가 후덥지근했다는 설명도 더했다.이 매체는 “후덥지근한 쿠어스필드에서 실수는 곧바로 처벌로 이어졌다. 찌는듯한 쿠어스필드에서 공은 뜨겁고 희박한 공기로 날아갔다. 이런 조건의 쿠어스필드는 또 다른 야수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4연전 중 2경기에서 양 팀은 합산 12개의 홈런을 치고 48점을 올렸다. 이날도 양 팀은 28개의 안타를 주고받았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최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6경기에서는 29개의 홈런을 포함한 안타 192개와 134점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혼란은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 내셔널리그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위이자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선발 후보인 류현진마저 집어삼켰다”고 전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은 2이닝 6피안타(3홈런) 5실점을 기록한 2017년 9월30일 이후 쿠어스필드에 등판했다. 류현진은 당시보다 긴 이닝을 버텼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다. 또다시 3개의 홈런을 맞았다”면서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평균자책점이 9.15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날 경기를 소개하면서 “기이한 경기였다”고 평가한 뒤 “이날 경기에서 일어난 믿기 힘든 장면” 몇 가지 장면을 꼽았다.
MLB닷컴은 “올 시즌 최고의 선발 투수였던 류현진은 4이닝 동안 7점이나 내줬다. 평균자책점이 1.27에서 절반 정도 상승한 1.83이 됐다”고 놀라워했다.
다저스가 5회말에만 세 차례 실책을 저지르면서 콜로라도에 한 이닝에 8점을 헌납한 것과 7회초가 끝난 뒤 번개 예보 탓에 19분간 경기가 중단된 것도 놀라운 장면으로 소개했다.
MLB닷컴은 “코디 벨린저가 날린 타구 2개의 비거리 합이 723피트(약 220m)나 됐지만 단 1개도 담장 밖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데이비드 달이 5회말 류현진을 상대로 때려낸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은 14%에 불과했지만, 투런 홈런이 됐다”고 덧붙였다.
5회말 류현진이 홈런 두 방을 포함해 내리 5안타를 맞고 5점을 내준 뒤 다저스는 내야진이 실책 3개를 저지르면서 3점을 더 내줬다. 5회말에만 8점을 내준 셈이다.
로버츠 감독은 “엉망인 경기였다. 실투가 많았고, 콜로라도 타자들이 장타로 연결했다”며 “특히 5회말은 최악의 이닝이었다. 162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경기도 나온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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