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18)답지 않게 신중하게 발언하고, 확실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잡음 자체를 최소화하는 이강인이지만 그 속에 독기나 오기는 다 들어 있었다. 발렌시아 내부에서의 경쟁이 어렵지 않느냐는 말에 그는 “아직 시즌은 시작되지 않았다”는 말로 우회적인 다짐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 기념 격려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의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이라는 새 이정표를 작성하고 돌아온 자랑스러운 스무 살 청년들의 마지막 나들이 같은 행사였다.
정정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참가 선수 여럿이 참석한 자리였으나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이강인에게 집중됐다.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참석, 더더욱 고등학생 같은 모습을 보여주던 이강인은 “편하게 쉬다가 편하게 입고 나왔다”며 밝게 웃었다.
대회 후 한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강인은 전날(6월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 인천유나이티드와 강원FC K리그 경기의 시축을 맡았다. 인천이 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수많은 팬들이 이강인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이강인은 “거리를 다니는데 전혀 지장 없다. 그 정도 인기는 아니다”고 말한 뒤 “많은 분들이 성원을 보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분들의 응원을 생각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강인이 U-20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또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스페인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강인의 다음 거취에 대한 추측성 보도들을 내보내고 있다. 발렌시아 내부의 치열한 주전경쟁을 고려할 때, 임대 이적 시키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관련해 이강인은 “솔직히 내 미래나 거취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알고 있는 것도 없다”고 말한 뒤 “발렌시아에 남든 다른 곳에 가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노력해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발렌시아 내부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그건 모르는 일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워낙 취재 경쟁이 치열해 말을 삼켰으나 그는 “아직 시즌이 시작 된 것은 아니다.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모른다”는 말로 섣불리 말할 문제는 아니라는 뉘앙스를 덧붙였다. 상황이 좋을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미리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각오였다.
맞물려 이강인은 “(구단에서)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모르고 진짜로 거취에 대해서는 드릴 말이 없다”고 반복한 뒤 “현재 각오는, 지금은 휴가 기간이니까 푹 쉬다가 발렌시아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강인은 “형들과 청와대 만찬 이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것 같다”면서 “마지막까지 좋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