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역사가 기록됐다. 6월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KBO리그 최초의 비선수 출신인 한선태(LG 트윈스)가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8회초 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한선태는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제구가 흔들리며 후속타자 안상현에게도 3볼까지 몰렸다. 그러나 침착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해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이후 김성현에게 몸에 맞는 볼로 출루를 허용했지만 고종욱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데뷔전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의 등판에 잠실야구장의 관중들과 LG트윈스 선수단, 코칭스태프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다음 날에도 9회초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연투 테스트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익힌 지 열흘 됐다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구사하며 데뷔 첫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포츠의 장점 중 하나는 각별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고, 또 이로 인해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선태의 등판은 월드컵, 올림픽과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선수 출신이 아니어서 더욱 먼 길을 돌아와야 했기에 그의 투구는 사람들에게 진한 여운을 전해줬다. 한선태가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꿈을 이룬 모습은 그가 모자챙에 적어놓은 ‘할 수 있다’는 글귀처럼 큰 위로와 희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