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3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LG 트윈스에는 한 가지 큰 고민이 있다. 외국인타자 토미 조셉의 건강이다. 허리 통증 때문에 벌써 2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4월 16일부터 24일간 자리를 비운 데 이어 6월 28일부터 다시 잠실구장이 아닌 경기도 이천의 LG챔피언스파크로 출근하고 있다. 언제 돌아올지, 아니면 아예 미국으로 돌아갈지 지금으로선 그 누구도 섣불리 말하지 못한다.
LG 구단 관계자들은 조셉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도 류중일 감독은 “이천으로 출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구단 프런트 직원은 조셉의 교체 여부에 대해 “말씀드릴 게 없다”고 먼저 선을 그었다.
그래도 73일간 건강하게 1군에 머무는 동안에는 제법 메이저리거다운 타격을 보여줬다. 55경기에서 타율 0.274에 9홈런, 36타점을 올렸다. 2일까지 62경기에서 8홈런을 친 이형종을 제치고 여전히 팀 내 홈런 1위다. 건강하다면 충분히 팀에 필요한 장타력을 보완해줄 자원이다. 그러나 허리가 아파서 1·2군을 오가는 그를 언제까지고 기다려줄 순 없다.
애먼 류 감독의 속만 타들어간다. “장타(홈런)만 좀 받쳐주면 되는데…”라며 입맛을 다신다. 조셉, 아니 외국인 거포의 부재가 아쉬울 따름이다. 자꾸 다른 선수들에게 눈길이 간다. 조셉 대신 홈런을 날려줄 만한 타자들이다. 그래서 김현수를 바라보는 류 감독의 마음은 착잡하다. 81경기에서 5홈런에 그치고 있는 김현수에 대해 “장타가 아쉽다”고 솔직히 말했다.
LG만이 아니다. 한 지붕 잠실의 또 다른 가족 두산 베어스도 홈런 갈증에 애가 탄다. 2일까지 팀 홈런 부문에서 두산이 49개로 8위, LG가 48개로 9위다. 모처럼 사이좋은 동행이다. 지난해 팀 홈런 4위(191개)의 두산이기에 올해는 스스로도 ‘홈런 가뭄’, ‘홈런 실종’에 가까운 낭패를 곱씹고 있다.
김재환의 침묵 아닌 침묵이 더없이 안타깝다. 지난해 홈런왕(44개)이 올해는 아직 11개뿐이다. 6월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로는 한 달 가까이 손맛을 못 보고 있다. 양의지(NC 다이노스)가 든든히 뒤를 받쳐주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르다.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11홈런)마저 없었더라면 어땠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는 9~11일 시즌 4번째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어쩌면 3위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라이벌전을 앞두고 홈런 갈증이라는 공통의 고민을 각기 어떤 식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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