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돌파-연계플레이 뛰어났으나 골대 맞는 슈팅 등 A매치 부진 못벗어
브라질, 제주스-피르미누 골로 완승… 5년전 ‘미네이랑 악몽’ 완벽히 씻어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브라질 팬들은 국기를 흔들면서 노란색 상의의 유니폼을 입은 ‘카나리아 군단’(브라질 축구대표팀 애칭)을 향해 환호했다. 승리를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5만6000여 명의 팬들도, 선수들도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브라질에 비극의 장소였던 미네이랑 경기장이 축제의 장으로 바뀐 순간이다. 브라질은 3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9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2-0으로 이겼다. 5년 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1-7의 참패를 당했던 브라질은 남미 최고 라이벌 아르헨티나를 꺾고 아픔을 씻어냈다. 브라질은 코파아메리카 등 공식 대회(친선 경기 제외)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안방 무패 행진(9승 2무)을 이어갔다.
브라질은 전반 19분 가브리엘 제주스(22)가 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후 아르헨티나가 거세게 반격했지만 브라질은 대회 무실점 행진을 이끌고 있는 수비수 치아구 시우바(35)를 중심으로 밀집 수비를 펼치며 실점을 막았다. 볼 점유율은 아르헨티나가 51%로 앞섰지만 브라질은 역습 한 방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26분 제주스가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 지역까지 진입한 뒤 건넨 패스를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침착히 차 넣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브라질은 결승에서 칠레-페루의 준결승(4일 오전 9시 30분) 승자와 8일 맞붙는다. 브라질은 2007년 우승 이후 12년 만에 대회 통산 9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일부 브라질 팬들은 이날 한 선수를 향해 조롱에 가까운 구호를 외쳤다. AP통신은 “브라질 팬들은 또다시 메이저 대회 무관에 그친 아르헨티나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2)를 향해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또 트로피를 놓쳤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축구 영웅)는 약물 중독자였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월드컵과 코파아메리카 등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4차례 기록한 메시는 이번에도 ‘메이저 대회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했다.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메시는 개인기를 앞세운 돌파와 연계 플레이로 아르헨티나의 엔진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전방에서 골을 터뜨려야 하는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31) 등이 부진하면서 아르헨티나는 무득점에 그쳤다. 메시도 후반 12분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경기 후 메시는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브라질 페널티박스 지역에서 거친 몸싸움에 쓰러지기도 했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메시는 “우리가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있었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진행하지 않았다. 브라질에 판정이 유리했다”고 말했다.
2016년 코파아메리카 준우승 이후 메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했다. 이날 메시는 당분간 대표팀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메시는 “현 대표팀 선수들과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내가 어떤 식으로든 팀을 도와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성장 중이고, 내가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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