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유연한 리더십의 소유자다. 화를 내거나 흥분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17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고는 이례적으로 코치들을 통해 선수들에게 굵고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기본을 잊지 말라”는 당부였다.
장 감독은 18일 삼성전에 앞서 “평소 실수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 편이다. 어제(17일)는 실수가 아닌 문제였다. 프로답지 못했던 부분이라 코치들을 통해 내 뜻을 전했다”고 털어놓았다. 10-6 승리로 2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실책 2개와 본헤드 플레이까지 속출하면서 졸전을 펼친 데 대한 따끔한 지적이었다. “실수라기보다는 창피한 플레이였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장 감독은 사흘 전 1군으로 복귀한 투수 조상우와 면담한 사실도 덧붙였다. 마무리로 출발한 조상우는 어깨 부상으로 6월 10일 1군을 떠났다가 35일 만에 돌아왔다. 그 사이 오주원이 마무리를 맡아 12세이브를 수확하며 공백을 잘 메웠다. 부상 전까지 23경기에서 1승4패18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올린 조상우의 복귀로 두 투수의 보직변경 여부에 관심이 쏠렸는데 장 감독의 선택은 오주원이었다.
장 감독은 “자기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는 말로 조상우를 납득시키는 한편 이해를 구했다. 조상우가 더 단단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장 감독은 취재진에게 “지금 오주원이 잘하고 있지 않느냐”며 마무리 교체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달리 생각하면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음도 분명하다. 시속 150㎞가 넘는 묵직한 공을 지닌 조상우는 가을에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조상우의 중간투수 기용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이자, 장 감독의 ‘빅 피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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