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다나스의 난데없는 방해로 하루 연기돼 열린 2019 KBO 올스타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1)가 선보인 명품 레이스는 천신만고 끝에 ‘별들의 축제’를 찾은 팬들을 활짝 웃게 했다.
얄궂은 날씨가 애간장을 태웠다. 19~20일 마산 일대를 집어 삼킨 태풍 때문이다. 퓨처스 올스타전은 우천순연 끝에 아예 열리지 못했다. 비가 그친 21일에서야 창원 NC파크에선 홈런레이스를 비롯한 각종 이벤트와 공식 올스타전이 간신히 열렸다. 사전 예매 티켓 중 4000여장이 환불 처리됐음에도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본경기에 앞서 열린 슈퍼레이스는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올해 신설된 사전 행사로 팀별 선수 2명과 팬 3명, 마스코트까지 6명이 차례로 그라운드에 설치된 6개의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주 이벤트다. 키움 이정후, 제리 샌즈가 팬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이뤄 ‘초대 우승팀’의 영예를 안았는데, 이정후는 행사가 끝난 한참 뒤에도 거친 숨을 몰아쉴 만큼 혼신의 질주를 선보였다.
마치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한듯 슈퍼레이스 우승에 기뻐하던 이정후는 “정말 행복하다. 평소 팬들과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매우 뜻깊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키움 선수들과 우승을 합작한 세 가족은 올스타전 관람을 위해 화성에서 먼 길을 내려왔다. 이병용씨는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을 했는데 경기가 열려 너무 좋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평소 키움 선수들은 젊고 파이팅이 넘친다. 실수도 하고 실책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바로 그것이 프로 선수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키움 에릭 요키시는 퍼펙트 피처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 홈런 1위(22개) 최정(SK 와이번스)은 홈런레이스 예선에서 단 하나의 아치도 그리지 못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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