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대학생 아들과 함께 상경한 김효순 씨(51)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 팬 미팅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호날두가 갑자기 불참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행사가 30분 앞당겨졌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와 5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호날두를 보지 못해 더 피곤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이날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팀과 친선경기를 위해 경기 당일 중국 난징을 떠나 전세기편으로 입국했다. 공항에는 1000명 가까운 팬들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팬들의 시선은 대부분은 호날두에 집중됐다.
경기에 앞서 팬 미팅 등 행사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입국 시간 지연으로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기가 불가능했다. 악천후로 예정보다 2시간가량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한 유벤투스 선수들이 출국장을 빠져나온 시간이 오후 2시 50분. 선수단은 팬 미팅 시간(오후 3시)을 이미 넘긴 오후 4시 반 경 행사장소인 호텔에 도착했지만 식사를 하느라 1시간을 더 지체했다. 결국 1시간 30분 동안 잡혀있던 팀 미팅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테크니컬 미팅 시간과 겹쳐 30분 남짓 진행된 뒤 마무리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인 2007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호날두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불참한 가운데 잔루이지 부폰, 마티아스 데 리흐트, 페데르코 베르나르데스키, 보이치에흐 슈쳉스니 등이 참석했다. 행사 주최 측은 “오래 기다린 한국 팬들을 배려해 달라고 설득했지만 호날두 본인이 경기력을 이유로 들며 행사에 나오지 않겠다고 버텼다”고 전했다. 손꼽아 호날두 등장을 기다리던 200명 가까운 팬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현장을 찾은 한 팬은 “일정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은 것 같다. 팬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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