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에서 유독 강한 ‘승부사’ 김근우(17·중산고 2학년)는 “위기에서 실력 이상이 나온다”고 수줍게 웃었다.
김근우는 28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강촌 컨트리클럽(파72·6575야드)에서 열린 제5회 영건스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임준형(16·동북고 2학년)을 연장에서 꺾고 정상을 밟았다. 장차 한국남자골프를 책임질 143명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고, 장학금 500만 원과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 포인트 50점을 모두 품었다.
2홀 차이로 뒤지던 17번 홀에서 8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뒤 18번 홀에서도 15m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김근우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기록하고 보기에 그친 임준형을 제쳤다.
어릴 적 아버지의 사업을 따라 미국으로 떠난 뒤 7살 때 처음 골프를 접했다는 김근우는 유망주로서의 길을 차근차근 걷고 있다. 올해 한국 C&T배와 그린배를 차례로 제패했고, 전국 규모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첫 정상을 밟았다.
김근우는 “17번 홀 버디 퍼트를 앞두고 ‘내가 버디를 잡으면 마지막 홀까지 갈 수 있다.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오늘 퍼트들이 계속 짧아서 조금 더 세게 쳤다. 18번 홀 역시 홀을 살짝 지나치게끔 쳤다”고 숨은 우승 비결을 밝혔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6차례 연장 승부에서 5승을 거뒀다는 강심장은 “위기에서 실력 이상이 발휘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대회는 역대 우승자들이 모두 이듬해 국가대표로 발탁된 역사를 지닌다. 오승택과 김동민, 박상하 그리고 지난해 우승자 배용준이 같은 길을 걸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7등을 해 6위까지 주어지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김근우로선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공식이다.
김근우는 “영건스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면 국가대표가 된다는 공식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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