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의 은퇴…박용택, 316일 만의 아치로 이진영에 송별인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28일 21시 59분


28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다. LG 박용택이 경기 전 열린 이진영의 은퇴식에서 은퇴사를 낭독하고 있다.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8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다. LG 박용택이 경기 전 열린 이진영의 은퇴식에서 은퇴사를 낭독하고 있다.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마지막 인사로는 더할 나위 없는 한 방이었다. 박용택(40·LG 트윈스)이 7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이진영(39·전 KT 위즈)의 은퇴식에서 홈런으로 송별인사를 건넸다. 316일만이자 시즌 1호 아치라 더 의미 있었다.

LG는 28일 수원 KT전에서 10-1로 이겼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이닝 8삼진 1실점으로 시즌 10승(9패)째를 따냈다. 타선에선 박용택이 꼭 필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냈다. 2-1로 앞선 6회 무사 1루, 볼카운트 1B-1S서 KT 선발 김민수의 몸쪽 높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해 9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316일 만의 홈런이었다. 1점차 불안한 리드는 박용택의 홈런으로 3점차까지 벌어졌고, 9회 6점을 더 보탠 LG는 손쉽게 승리를 챙겼다.

이날 박용택은 LG 선수들 중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경기 전 진행된 절친한 후배 이진영의 은퇴식에서 LG 선수단을 대표해 기념사를 낭독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LG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13년 LG가 11년 만에 가을야구무대를 밟는 데 나란히 앞장섰다.

이진영은 경기 전 “(박)용택이 형과는 평소에도 식사 자리를 자주 가졌다. 은퇴 후 삶의 고충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내게는 참 고마운 형”이라며 진심을 전했다. 박용택도 “때로는 친구 같은 형·동생으로, 때로는 지고 싶지 않은 경쟁자로 함께 울고 웃었던 지난 시간이 많이 생각나고 그립다. 이진영, 네가 있어 정말 멋지게, 즐겁게 야구했다”는 기념사로 화답했다. 일부 팬들은 진심 어린 그의 송별사를 듣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는 것은 지난해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진영에 대한 배려이자 예우였을 것이다. 박용택은 가장 프로다운 모습으로 동생의 앞날을 축복해줬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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