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에게 섣부른 욕심은 없다. 프로 인생에 단 한 번밖에 오지 않을 기회지만, 당장 눈앞에 성과보다 먼 미래를 내다봤다. 꿈의 200안타를 바라보는 프로 3년 차 선수의 눈에서는 사뭇 진지함까지 보였다.
KBO리그 200안타는 10구단 체제(팀당 144경기)로 개편된 이후에도 여전히 정복하기 힘든 대기록이다. 2014년(팀 당 128경기) 팀 동료 서건창(201안타)이 고지를 밟은 이후 아직까지 200안타 기록은 다시 달성되지 않았다. 경기 수가 늘어난 만큼 안타 수도 증가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기 힘든 체력적 요소가 선수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올 시즌 200안타에 도전하는 선수는 현재 두 명으로 좁혀진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키움 이정후가 최다안타 1·2위를 다투며 경쟁 중이다. 두 명 모두 125안타 이상씩을 기록해 산술적으로는 200안타가 가능하다.
이정후의 도전은 특히 더 놀랍다. 불과 2년 전에 신인왕에 오른 풋풋한 3년차 선수가 리그 최고 기록에 일찌감치 도전하는 이유에서다. 뛰어난 선구안과 정확한 컨택 능력을 앞세워 어느새 리그 최고 수준의 교타자로 성장했다.
급성장세에 더해지는 대기록은 선수의 수준을 단숨에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 그것이 더군다나 교타자의 상징인 200안타라면 더욱 더 욕심을 내볼 만하다. 그러나 이정후는 200안타에 대해 아직까지 신중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정후는 “후반기는 이제 시작한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200안타까지 남은 개수는 더욱더 많다. 당장 욕심을 낼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막바지에 기회가 한 번은 오지 않을까. 지금 중요한 것은 그 ‘도전’ 단계까지 가는 것이다. 꾸준한 활약이 먼저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2019 WBSC 프리미어 12 예비 엔트리는 배트를 더욱 더 꽉 움켜쥐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정후는 “태극마크는 언제나 영광이다. 항상 국가를 대표 해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를 위해서는 먼저 소속 팀에서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200안타를 위한 그의 행보에는 이미 동기부여가 넘친다. 후반기 팀 정규리그 순항, 국가대표로의 활약 등이다. 신중하게 진일보하는 이정후의 앞날에는 과연 대기록이 따라올 수 있을까. 그의 성장세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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