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고개 든 올스타전 무용론, 껍데기뿐인 서커스는 팬 서비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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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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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다.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친선경기를 두고 하는 얘기다. 6골이 터진 26일 상암벌에서의 화끈한 90분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노쇼(No-Show)’ 사태에 묻혀버렸다.

유벤투스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법적 소송은 굳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 애초에 벌어져선 안 될, 경험할 필요가 없는 경기였다. 다급한 쪽은 유벤투스였다. 스폰서와 계약에 따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경기 더 치르려 했다. 그런데 시(市)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자 ‘꿩 대신 닭’ 삼아 한국으로 눈을 돌렸고, K리그1 FC서울에 손을 내밀었다.

서울은 이를 거절했다. 혹독한 기후와 일정상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미끼를 물었다. 이 과정에서 ‘팀 K리그’라는 K리그1 연합 팀이 탄생했다.

팬 투표를 하며 선수들을 선발했는데 무슨 영문인지 연맹은 ‘올스타전’이란 표현을 한사코 거부했다. 사실 7월 26일은 연맹이 올스타전을 염두에 두고 시즌 개막 전에 날짜를 비워둔 날짜였다. 구단이 거절한 상대와 예정된 일자에 올스타전을 치르며 올스타전이라고 부르지 않는 해괴한 상황에 대해 축구계는 “중계권, 마케팅 등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동시에 케케묵은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스타전 무용론이다. 이날 ‘팀 K리그’는 철저한 조연이었다. 하나하나 드러나는 ‘갑질’이 보여주듯 유벤투스는 K리그를 비수기(프리시즌) 곳간을 채워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했다. 존중도 예의도 없었다. 좀 더 냉정히 말해 아시아로 향하는 유럽 빅 클럽들의 주목적은 무조건 돈과 시장 개척이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 K리그 고유의 축제가 됐어야 했다.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다면 스파링 상대나 방식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이벤트 자체가 불필요하다면 고수할 필요도 없다. 최근 K리그는 열기로 가득했다. 그라운드에서의 진심을 팬들이 느끼고 반응했다. 껍데기만 그럴싸한 서커스는 팬 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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