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조치로 인한 국내 반일감정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 구단들도 가을로 예정된 마무리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 일정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매년 정규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캠프, 2월부터 3월초까지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10개 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이 일본 전지훈련(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을 진행했다. 스프링캠프만 보면 KT 위즈 제외 7개 구단이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에 훈련캠프를 차렸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급격하게 바뀐 사회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모든 구단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라면서 구체적 논의에 들어간 상태고 일부 구단은 대체지 물색까지 나섰다.
올해 미국 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 SK는 “아직 (캠프 관련) 정해진 것은 없다. 일본 외 지역을 훈련지로 삼는 것도 포함해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자키에서 훈련을 진행했던 두산 역시 “현재 모든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LG는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는 가지 않는 것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 (2군 훈련장인) 이천에 실내연습장이 있기 때문에 국내훈련을 계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호주 시드니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미국에서 치르는 KT는 마무리캠프만 그간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 차렸다. KT 측은 “휴가시와 계약이 올해까지다. 일단 대체장소를 구하는 쪽으로 고려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과 장기계약한 삼성은 최신식을 자랑하는 시설에 구단 투자 또한 적지 않게 이뤄진 상태. 단, 삼성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마무리캠프와 2차 스프링캠프를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롯데는 “훈련지 변경에 대한 내용은 검토 중이다. 일본 포함 여러 지역을 다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모두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하고 있는 KIA와 한화도 논의에 들어갔다.
KIA 측은 “여러 가능성을 두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는데 변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KIA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구단의 협조를 얻어 오키나와 킨구장을 일정기간 임대해 사용해왔는데 최근 라쿠텐과 일정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단 훈련에 지장이 있는 경우가 생기자 최근 한일 관계악화와 상관없이 훈련지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
KIA는 마무리캠프 역시 2군 훈련장이 있는 함평에서 대신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화도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대한 변경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을 구비하긴 했지만 단년계약이라 변경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키움과 NC는 국내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하고 미국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계획이다.
대다수 구단들이 최근 분위기를 고려, 일본 전지훈련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미 약속된 계약기간이 있고 시설과 환경 등에서 일본의 대체지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체장소를 찾는 게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계약기간을 무시할 수도 없다”면서도 “그래도 최근 분위기를 무겁게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변경 쪽으로 쏠리지 않겠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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