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V리그의 새로운 화두는 강화된 스크린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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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8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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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 V리그 남녀 13개 구단의 요즘 최대 화제는 외국인선수다. 각 팀에 합류한 외국인선수의 몸 상태와 사람 됨됨이가 어떻고 가장 중요한 기량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가 가장 궁금하다.

이를 위한 연습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또 다른 화두가 등장했다. 바로 스크린반칙(우리 선수가 서브를 넣을 때 동료들이 앞에서 교묘하게 스크럼을 짜고 상대 리시버의 시야를 가리는 행위)이다. 그동안 합법과 반칙 사이의 애매모호한 회색지대에서 벌어지던 플레이를 새로운 시즌에는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6월에 벌어졌던 한국배구연맹(KOVO) 워크샵 분임토의 의제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김영일 심판실장은 “지금 대부분 팀에서 하는 스크린플레이가 국제기준에서 보면 반칙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통상적으로 해오던 플레이가 국제대회에서는 자주 지적을 당했고, 외국인 심판들 사이에는 우리 대표팀이 요주의 대상이다”면서 V리그 로컬룰 규칙 보완사항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7일 대한항공-우리카드의 연습경기에서 강화된 스크린반칙 사례가 나왔다. 2세트 대한항공이 서브를 넣으려고 할 때 심판은 스크린반칙을 선언했다. 그는 세트 뒤 강화된 규정을 설명했다. 연습경기라 지적을 당한 대한항공도 큰 반발을 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있었다. 4세트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이번에는 스크린반칙을 지적하지 않았다. 심판은 “20점 이후인 데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지적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했다. 새로운 룰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심판과 선수 모두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된 장면이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보다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 어떤 플레이는 되고 어떤 것은 되지 않는다는 한도를 확실하게 정해야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심판들은 “조만간 심판위원장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팀에 알리고 기술위원회를 통해 현장의 의견도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부터 많은 팀들이 벌이는 연습경기 때마다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판정을 하고 순천 KOVO컵을 거치면 강화된 스크린반칙 규정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자주 규정이 바뀐다”는 말과 “모든 스크린플레이에 일일이 이것은 되고 이것은 안 된다는 규정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한다.

서브를 넣으려고 할 때 동료선수들이 움직이는 짧은 순간의 동작을 보고 리시브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야구의 보크판정처럼 그 순간을 놓치면 끝이다. 또 지나치거나 과도한 동작이 문제가 된다고 할 때 이것이 어떤 상태를 말하는지 심판마다 판단의 기준이 다르다면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판정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인정하는 정확한 기준이 있고 명확해야 모두가 납득하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당분간 스크린반칙을 놓고 많은 얘기가 나올 것 같다. 물론 이 또한 V리그의 질적 발전과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만 있다면 논란은 많아질수록 좋을 수도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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