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KBO리그 최다안타 부문 1위는 164안타를 기록 중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두산 베어스)다.
119경기에서 경기당 1.38개꼴로 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22경기에선 1.54개(22경기 34안타), 최근 10게임에선 1.7개(17안타)의 안타를 생산하며 전반기의 1.34개(97경기 130안타)를 뛰어넘는 생산력을 뽐내고 있다. 한번 감을 잡으면 무섭게 몰아치는 점까지 고려하면 2014년 201안타를 기록한 서건창(30·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KBO 역대 두 번째, 외국인선수 최초의 200안타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했다. 손목 부위에 사구를 맞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만약 144게임에 모두 출장한다고 가정하면 198.5안타로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당 1.38개의 안타로 계산한 수치니 몰아치기를 반복하면 충분히 200안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페르난데스는 후반기 22경기에서 12차례나 멀티히트(2안타 이상)를 기록했다. 최근 10경기에선 무려 7차례나 멀티히트를 작성했을 정도로 흐름이 좋다.
변수는 순위 싸움이 한창인 팀의 사정이다. 3위 키움 히어로즈에 앞선 2위를 지키고 있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페르난데스를 5번타순에 배치하면서 타선이 전체적으로 살아났다. 팀이 후반기 성적 1위를 기록 중인 비결이다. 주로 2번타자로 나서던 전반기와 비교해 타격 기회가 줄어들었는데, 순위싸움이 막판까지 이어질 경우 팀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순위 싸움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더 많은 타석에 설 수 있도록 1, 2번 상위타순에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다안타 부문 경쟁자인 이정후(21·키움)의 기록도 페르난데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26일까지 162안타로 격차가 2개에 불과하다. 타격 부문 타이틀 경쟁도 한창이라 동기부여가 크다. 경쟁이 계속되면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효과에 따른 성적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홀로 주행하는 것과 경쟁자와 함께할 때 기록 차이가 큰 게 좋은 예다.
2002년 타격왕(0.343)과 최다안타 2위(165개)에 오른 KBSN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페르난데스의 200안타 가능성은 있다”며 “(페르난데스는) 첫 타석에 안타를 기록하면 멀티히트로 이어지는 경기가 많았던 만큼 시작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KBSN스포츠 안치용 해설위원은 “경쟁자의 상승세는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급해질 수도 있다”고 전제하며 “최다안타는 무조건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게 유리하다. 타순 배치 등 팀의 운영방침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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