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 넘친 플레이로 팀 활력 살려 농구월드컵 최종 모의고사 승리
31일 중국서 아르헨티나와 첫판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농구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모의고사’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두목 호랑이’ 이승현(27·오리온)이 그 중심을 지켰다.
한국(세계 랭킹 32위)은 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앙골라(세계 39위)와의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91-76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앞서 리투아니아, 체코에 당한 연패를 끊고 첫 승과 함께 이번 대회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앙골라는 3패.
이번 대회는 31일 중국 우한에서 개막하는 농구 월드컵을 대비한 전초전이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조별리그 B조에 포함됐다. 이날 맞붙은 앙골라는 한국이 첫 승 제물로 꼽는 나이지리아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앙골라는 평균 신장이 195.6cm로 한국(195cm)과 비슷하지만 208cm에 이르는 장신 센터가 버티고 있어 높이가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한국은 라건아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다.
이날 센터 이승현은 21분 8초를 뛰며 17득점 2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라건아(30·18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올렸다. 197cm, 105kg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특유의 파워로 골밑 수비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이날 이승현의 활약으로 골밑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이승현은 패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4쿼터 앙골라 선수에게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당하자 강하게 항의하며 ‘기 싸움’을 벌였다. 코트 위에서 좀처럼 과격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승현이지만 이날만큼은 싸움닭처럼 상대에게 달려드는 액션을 취하는 등 거친 반응을 보였다. 이승현이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면서 다른 한국 선수들도 투지를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이승현은 “앞선 두 경기 성적이 좋지 않아 팀원들과 ‘오늘은 꼭 1승을 올리자’고 다짐했다. 신장과 기술에서 앞서는 팀을 만나도 쉽게 주눅 들지 않으려고 한다. 기세에서 밀리지 않아야 우리 팀 사기도 올라가고 팬분들도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팀은 필드골 성공률(52%-39%), 자유투 성공률(85%-64%), 리바운드(34개-31개) 등 여러 지표에서 앙골라에 앞서며 앞선 두 차례 평가전에 비해 향상된 경기력을 보였다. 이정현은 3점슛 4개를 앞세워 16점을 보태며 5어시스트 4리바운드 5가로채기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가 없었다면 월드컵에서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쉽게 위축됐을 수 있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상대할 팀들이 이들과 비슷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세 경기를 잘 분석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9일 중국 우한으로 떠난다. 아르헨티나(31일), 러시아(9월 2일), 나이지리아(9월 4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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