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애리조나전 5회 강판 5패째
3경기 연속 부진, ERA 2.35로… 1위 지켰지만 2위와 근소한 차이
“승부구 바꿔 상대 타자들 흔들것”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고의 위치에 있던 류현진(32·LA 다저스)에게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이 엄습했다. 3경기 연속 4점 이상을 내주며 겪어 보지 못했던 슬럼프에 빠졌다.
류현진은 30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10피안타 4탈삼진 1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12일 애리조나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하면서 1.45까지 떨어졌던 평균자책점은 3경기 만에 2.35까지 치솟았다. 시즌 5패(12승)째를 기록한 류현진의 8월 4경기 평균자책점은 7.48에 이른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버티던 류현진은 4회 집중타를 맞으며 4점을 내줬다. 5회에도 5타자 연속 안타를 내주며 3실점 한 끝에 2사 1, 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이 3경기 연속 4점 이상을 허용한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2경기 연속 7실점도 없던 기록이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2.44)와 간격이 좁혀지면서 선두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제 1점대 평균자책점 회복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트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찾아온 부진이라 더욱 뼈아프다. MLB닷컴은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류현진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가을야구에 나서는 팀 선발진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부진의 원인으로 체력 저하를 의심하기도 했다. LA타임스는 “류현진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의 로테이션을 거르거나 9월 선발 등판 횟수를 줄일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류현진은 157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이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192이닝) 이후 최다 이닝이다. 2015년 어깨 수술을 받고 복귀한 뒤 사실상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이다.
그러나 류현진 자신은 체력이 아닌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 타자들의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 내가 어떤 식으로 던지는지에 대해 적응한 것 같다. 특정 상황에서 한두 구종에 의존했는데 이를 바꿔 타자들을 흔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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