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범근, 서울전 PK 슈퍼세이브
정원진 킥 쳐내 골대 맞고 나온뒤 이어진 슈팅 반대로 몸날려 잡아
호사-로페즈 연속골로 2-0 완승… 인천과 비긴 울산 1점 차 제쳐
후반 33분. 0-2로 지고 있던 FC 서울은 페시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전북 최보경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파상 공세를 펴던 서울이 만회골로 기세를 올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전북 골키퍼 송범근(22)이 서울의 희망을 꺾었다. 서울의 키커 정원진의 발을 떠난 공은 오른쪽(골키퍼 기준)으로 몸을 던진 송범근의 손에 맞은 뒤, 골포스트를 맞고 다시 정원진 앞으로 굴러왔다. 정원진이 재차 슈팅을 했으나 이번에는 송범근이 왼쪽으로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그동안 승부차기나 페널티킥에서 골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아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송범근이지만 이날은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송범근이 K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막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송범근의 선방과 ‘닥공(닥치고 공격)’의 화력을 앞세운 전북이 K리그1 선두를 탈환했다. 전북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전설 매치’에서 2-0으로 이겼다. 17경기 연속 무패(11승 6무)를 이어간 전북은 승점 60을 기록해 이날 인천과 3-3으로 비긴 울산(2위·승점 59)을 제치고 1위가 됐다.
전북은 외국인 공격수 로페즈, 호사(이상 브라질)의 활약을 앞세워 서울 수비를 제압했다. 전반 8분 호사는 권경원이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2분에는 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빠르게 침투한 뒤 로페즈에게 땅볼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로페즈가 밀어 넣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송범근에게 농담으로 ‘언제 한번 (페널티킥 등을) 막을 거냐’고 말했었는데 중요한 시점에 선방을 했다. 다시 되찾은 1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범근은 “그동안 페널티킥을 막지 못한 게 많아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팀 내 공격수들과 함께 페널티킥 훈련도 많이 했다. 골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지켜내 기쁘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선두였던 울산은 인천 무고사의 해트트릭을 막지 못해 승리를 놓쳤다. 주니오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앞서간 울산은 후반 21, 42분에 무고사에게 득점을 허용했다. 울산은 후반 44분 이근호의 골로 다시 앞서나갔지만 후반 추가 시간 무고사에게 다시 골을 내주면서 3-3으로 비겼다. 승점 20이 된 인천은 제주(승점 19)를 최하위(12위)로 끌어내리고 11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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