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수년간 연속 대기록을 써내려간 자원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그 기록을 이어간다. 투수 부문에서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31), 타자 부문에서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3)가 각자의 대표 기록을 수놓는다.
양현종은 ‘이닝’에서 또다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록한 5년 연속 170이닝 투구를 올해로 6년째까지 늘린다. 2일까지 164.2이닝을 소화해 이르면 곧바로 다음 등판인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현재 기록만으로도 이미 최초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KBO리그 좌완투수 중 5년 연속 170이닝 소화는 37년 역사에서 양현종이 유일하다. 이를 6년으로 늘리면 이 역시 최초의 기록이다.
아직 잔여 등판이 있기 때문에 180이닝 이상 던질 수도 있다. 이 경우 2015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180이닝 투구 기록도 5년까지 늘리게 된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철완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매년 꾸준히 증명해내는 모습이다.
박병호는 역시 홈런 부문에서 힘을 낸다. 올해 손목 부상으로 시즌 내내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어느새 29홈런으로 단독선두에 올라있다. 8월에만 11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해 30홈런을 눈앞에 뒀다.
박병호가 30홈런을 기록하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전인 2012년부터 이어진 5년 연속 30홈런 기록을 6년까지 늘릴 수 있다. 이는 KBO리그 역사에 단 한 번만 나온 진기록이다. 이승엽(은퇴)이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달성한 7년 연속 30홈런에 이어 2번째로 연속홈런 대기록을 마크하게 된다.
더불어 홈런왕 레이스에서도 새로운 동력을 얻는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공인구의 변화로 많은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 30홈런도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박병호가 이 고지를 밟으면 이 부문 1위 수성에 큰 힘을 얻게 된다. 팀 동료 제리 샌즈는 27개에 머물러 있고, SK 와이번스 최정과 제이미 로맥은 각각 25개와 23개에 그치고 있다. 잔여 경기가 많지 않아 조기에 홈런왕을 예약할 수도 있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이 부문의 독보적 존재였다. 그러나 국내로 복귀한 뒤 첫해인 지난해 43홈런을 기록하고도 44홈런을 때린 두산 베어스 김재환에 밀려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올해 홈런왕에 복귀하면 4년 만에 다시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살린다.
‘꾸준함’은 그 어떤 대기록보다도 프로선수에게 귀중하게 여겨지는 가치다. 한 시즌을 넘어 수 시즌 동안 자신의 기록을 쌓아온 국내 투타 대표들이 올해 또다시 자신들의 ‘연장선’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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