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일광면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19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차세대 스타들의 경연장이다. 프로 입단 전임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관심을 모으는 선수들이 대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일본의 사사키 로키(이와테현 오후나토고)가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4월 일본 청소년대표팀의 연습경기 때 최고구속 163㎞의 빠른 공을 던지며 이목을 집중시켰고, 6월에는 “시속 170㎞까지 던질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체의 움직임과 중심이동, 190㎝의 큰 키를 앞세운 높은 타점 등 구속 이외에도 위력적인 요소가 많다는 평가였다. 일본대표팀의 전력이 과거와 비교해 다소 떨어진다고 평가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괴물 투수 한 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진다.
실제로 1일 일본-미국전을 앞두고 사사키가 몸을 풀기 시작하자 일본 취재진은 물론 관중들이 일제히 불펜 근처로 몰려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오른손 중지 부상 이후 처음으로 테이핑을 제거하고 캐치볼을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기자는 “(사사키는) 일본 선수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는 선수다. 우리도 등판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일 현재 기장을 찾은 일본 취재진은 약 60명에 달한다. 슈퍼라운드를 시작하면 최대 1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선라운드 등판은 어렵지만, 5일 시작하는 슈퍼라운드 때부터는 마운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재미있는 사실은 7년 전(2012년) 서울에서 열렸던 2012년 대회 때도 사사키처럼 엄청난 관심을 끌었던 선수가 있다는 점이다. 당시 하나마키히가시고 3학년이던 ‘이도류(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구속 160㎞의 강속구를 던지는 데다 타격 능력도 출중했던 터라 일본 취재진은 오타니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끈 것도 지금의 사사키와 다르지 않다. 당시 10.1이닝 동안 사사구 11개를 내주는 등 심각한 제구 불안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은 줄지 않았다. 결국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니혼햄 파이터즈)에서 투수로 통산 84경기 42승15패, 평균자책점 2.52, 타자로 403경기 타율 0.286, 48홈런, 166타점의 성적을 거둔뒤 MLB에 진출해 여전히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