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승승장구하자 흥을 감추지 못하고 박항서 수석코치의 머리에 키스를 했다. 같은 목표 아래 모든 것을 쏟았던 두 지도자의 환한 미소는 보는 이의 흐뭇함을 자아냈다.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 함께 전술을 논의했던 사이에서 이제는 자신들의 팀을 이끌고 지략 대결을 벌인다.
중국과 베트남 U-22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7시 중국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중국은 히딩크 감독이, 베트남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4강 신화를 합작한 두 사람이 서로를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두 사람의 만남은 하마터면 무산될 뻔 했다. A대표팀 사령탑을 겸하고 있는 박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준비에 집중하려 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동남아시안게임 준비차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중국행을 전격 결정했다.
이 경기는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준비 중인 한국도 주목할 만하다. U-23 챔피언십에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3개팀에게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이달 말로 예정된 조 추첨 결과에 따라 한국은 중국, 베트남과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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