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리그 화성, 심상찮은 ‘반란의 서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9일 03시 00분


FA컵 4강 1차전 거함 수원 1-0 눌러
몸던진 플레이, 문준호 선제골 지켜
3부 대전 코레일도 상주와 무승부

화성=뉴스1
화성=뉴스1
4부 리그 격인 K3리그 화성 FC가 K리그1(1부 리그) 명문 구단 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화성은 18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문준호(사진)가 결승골을 터뜨린 덕택에 수원을 1-0으로 꺾고 결승전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화성은 이날 집중력과 공격력 모두에서 수원을 압도했다. 초반부터 공격과 수비라인을 모두 상대 진영 쪽으로 가파르게 끌어올리며 쉴 새 없이 공세를 펼쳤다. 후방에서 빌드업을 통해 공격을 시도하려던 수원의 패스는 수시로 화성 선수들에게 끊기거나 패스미스로 실패했다. 초반부터 수원을 강하게 압박한 화성은 결국 전반 24분 수원의 빗장을 열어젖혔다. 문준호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며 전보훈에게 툭 밀어준 공을 전보훈이 방향을 틀어 다시 문준호에게 넘겨줬다. 이 공을 문준호는 지체 없이 반대편 골대를 향해 강하게 차 넣었다. 2016년 수원에 몸담았던 문준호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순간이었다. 수원 골키퍼 노동건이 몸을 날렸지만 이미 공이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꽂힌 후였다.

문준호 외에도 이날 화성 선수들은 선수 인생 마지막 경기를 뛰는 것처럼 온몸을 던져가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수원 골키퍼 노동건은 상대의 기습적인 슈팅을 막아내느라 시종일관 바쁘게 움직였다. 반면 수원은 상대 골문 앞에서 낮게 깔리는 크로스가 넘어와도 선수들이 달려들지 않는 등 맥없는 모습을 보이며 화성의 골키퍼 이시환에게 중대한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이날 주심이 몸싸움에 비교적 관대한 판정을 내리면서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격렬하게 부딪쳤다. 전반 8분에는 화성 박승렬과 수원 구자룡이 수원 페널티박스 앞에서 헤딩 경합을 하다 머리를 강하게 부딪쳐 두 선수 모두 피를 흘리는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올해 FA컵 준결승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화성은 다음 달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준결승 2차전을 치른다. FA컵에서 K3리그 팀이 준결승에 오른 건 화성이 처음이다. 이제부터 화성이 치를 FA컵 남은 경기들은 축구사에 남을 역사가 된다. 화성은 내친김에 이 역사를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K리그1 상주 상무와 내셔널리그(3부 리그) 대전 코레일 경기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화성fc#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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