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는 승격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23일 광주FC와의 홈 경기가 중요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2의 도시’ 부산에 똬리 트고 있는 부산아이파크는 과거 대우로얄즈 시절을 포함해 화려한 이력을 지닌 축구 명가이자 대한축구협회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팀이다. 그런 적잖은 무게감의 팀이 현재 2부리그인 K리그2에서 뛰고 있다.
2015년 강등의 철퇴를 맞았을 때 축구계에 적잖은 충격파를 던졌으나 그래도 ‘빨리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눈물을 뿌렸다.
2부 첫 시즌이던 2016년을 5위로 마감하며 녹록지 않은 레이스임을 느낀 부산은 절치부심 2017년을 뛰었으나 ‘말컹의 경남’ 때문에 2위에 그쳤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주에 패해 승격에 실패했다. 그리고 2018년 다시 이를 악물었으나 또 아산무궁화, 성남FC에 밀려 직행에 실패했다. 하필 승강PO 상대로 거물 FC서울가 나오면서 부산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너무도 아픈 두 시즌을 보낸 부산은 2019시즌을 앞두고 배수진을 쳤다. K리그1 감독 경험이 있는 지도자 3명을 투입했다. 과거 수원FC를 이끌며 승격 경험이 있는 조덕제 감독을 중심으로 노상래-이기형 코치를 좌우에 배치, 승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산만큼 절실한 광주FC에 밀리고 있다. 시즌 내내 2위 자리에서 선두 광주의 뒷모습만 쫓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부산이 반전에 성공하려면,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는 이번 맞대결을 놓쳐서는 곤란하다.
K리그1 선두 광주와 2위 부산이 23일 오후 8시 부산구덕운동장에서 ‘KEB하나원큐 K리그2 2019’ 29라운드에서 충돌한다. 소위 말하는 승점 ‘6점 경기’ 가치를 넘어 올 시즌 K리그2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는 무대다.
현재 광주는 16승10무2패 승점 58점이고 부산은 13승11무4패로 승점 50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8점의 격차는 제법 커 보인다. 하지만 팀 당 7~8경기의 잔여경기가 남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부산 입장에서 전혀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광주를 잡아 5점차로 간극을 좁히면 뒤집기 여지가 남아 있다. 하지만 패해서 11점으로 벌어진다면, 사실상 멀어진다.
부산은 8월 이후 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2승5무,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 무패가도다. 특히 지난달 31일 서울 이랜드와 3-3으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9월14일 전남전 3-3 그리고 지난 17일 대전전 0-0까지, 하위권 팀들과의 3연전에서 승점 3점 밖에 취하지 못했다는 것은 타격이 크다. 만약 3연승이었다면, 그래서 6점을 더 추가했다면 선두권 향방은 알 수가 없었다.
광주는 반전에 성공했다. 8월 4경기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치며 주춤했던 광주는 9월1일 안산전에서 1-2로 패해 최대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15일 아산을 3-1, 18일 부천을 1-0으로 꺾으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K리그2 득점 선두를 달리는 펠리페(16골)가 26라운드에서 받은 퇴장 징계로 부산전까지 나설 수 없으나 하칭요, 윌리안 등 대체 자원들이 몫을 해내며 누수를 지운 것도 박진섭 감독 입장에서는 반갑다.
여러 가지 배경을 볼 때 쫓기는 쪽은 분명 부산이다. 부산과 광주는 올 시즌 3번 겨뤄 모두 비겼다. 그만큼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은 싸움이다. 부산은 비겨도 어려워진다. 지난 2년 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겪은 아픔을 떠올린다면, 이번 대결이 토너먼트 결승전이라는 자세로 쏟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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