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내친’. 답답해서 내가 친다의 준말로,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미국 메이저리그(ML) 내셔널리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투수의 홈런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23일(한국시간) 류현진(32·LA 다저스)의 ML 첫 홈런에 ‘코리안 특급’ 박찬호(46)의 추억이 소환됐다.
박찬호는 공주고 재학 시절부터 타격에 자질을 보였다. 중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3루수 겸 리드오프로 주로 활약했다. 류현진이 인천 동산고 4번타자 출신이듯, 박찬호도 공주고 재학시절 아마추어 ‘에이스’들이 으레 그렇듯 3번 또는 4번 타순을 맡았다. 고교 2학년 시절인 1990년 청룡기 대회에서는 타율 0.316, 3타점으로 팀의 준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ML 진출 후에도 타격 재질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저스 시절인 2000년 8월 25일 몬트리올전에서 하비에르 바스케스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다. 297타석 만에 만들어낸 홈런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달 뒤인 9월 2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2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2000시즌 박찬호의 타격 성적은 32경기 타율 0.214, 2홈런, 6타점으로 준수했다. 당시 마운드에서 34경기 18승10패, 평균자책점 3.27로 ‘커리어하이’를 썼던 기세가 이어졌다. 3호 홈런은 9년이 지난 2009년, 필라델피아 시절 나왔다. 박찬호는 17년 통산 타율 0.179, 3홈런, 31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2008년에는 백차승이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홈런을 기록한 바 있지만, 2005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었기 때문에 류현진이 박찬호 다음 사례다. 류현진은 지난해 9월 2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3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5시즌에는 행운 섞인 3루타를 때려내며 이슈가 됐다. 류현진의 홈런은 빅리그 255타석 만에 나왔다. 박찬호보다 42타석 빠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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