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워윅 서폴드가 기록과 내용 등 여러 면에서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하며 시즌을 마쳤다. 서폴드가 보여준 투지와 에너지는 시즌 막판 한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서폴드는 지난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16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9피안타 2사구 3탈삼진 무자책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4-2 승리를 이끈 서폴드는 시즌 12승(11패)째를 수확했다.
최근 4연승에 마지막 10경기 동안 평균자책점이 1.85에 불과할 정도로 짠물피칭을 펼쳤다. 서폴드는 총 31경기 동안 192⅓이닝을 던졌고 3.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도 20번이나 달성했다. 전반기(6승9패 4.42)에 비해 후반기(6승2패 1.85) 페이스가 좋았다. 홈(3.31), 원정(3.74) 편차도 크지 않았다.
괜찮은 기록을 남겼으나 주목을 덜 받은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용덕 감독도 “좋지 못한 팀 성적 때문에 영향을 받은 듯 하다”라고 말했을 정도. 서폴드는 외국인투수 동료 채드 벨과 함께 후반기 위력적인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서폴드가 일으킨 효과는 비단 성적 뿐이 아니다. 성적만큼이나 훌륭하고 팀 친화적인 인성, 그리고 뜨거운 열정과 투지가 시즌이 거듭될수록 빛났다.
최근 6연승을 달리며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한 한화의 분전에는 몇몇 핵심선수들의 투혼이 배경으로 꼽히는데 서폴드는 그중 가장 인상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좋지 않은 팀 성적에도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 것은 기본이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팬서비스 정신도 투철했다. 팬 요구가 있을 경우 망설임 없이 흥겨운 댄스로 보답했고 인터뷰 때마다 한화 팬들에 대한 애정을 빼놓지 않았다.
마운드에서의 열정도 이에 못지않다. 지난달 29일 잠실 LG 원정경기가 대표적인 한 장면. 당시 선발등판한 서폴드는 2이닝을 실점 없이 잘 이끌었으나 돌연 내린 빗줄기로 경기가 우천 노게임 선언되는 불운을 맛봤다.
의욕으로 가득했던 서폴드는 당시 심판진의 우천취소 선언에도 마운드를 내려가지 않은 채 연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팬들은 외국인투수 이전에 프로선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다하고자 했던 서폴드의 모습에 적지 않은 감동을 느꼈다.
한용덕 감독은 물론, 선수단 내에서도 서폴드의 이 같은 프로정신이 큰 울림으로 전해졌다는 후문.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전락한 한화지만 서폴드 등 몇몇 선수들의 열정과 프로정신이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이는 막판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한화 구단은 서폴드 포함 벨, 제라드 호잉 등 외국인선수들과의 재계약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서폴드 역시 시즌 마지막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강한 재계약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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