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손님과 함께 LG 트윈스의 가을이 시작됐다. 팀의 레전드로 꼽히는 봉중근 KBS 해설위원(39·2018년 은퇴)의 시구로 3년 만에 나선 포스트시즌의 막이 올랐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지낸 세월만 12년에 이른다. 선수 시절 선발 투수부터 마무리 투수까지 다양한 보직을 맡았던 봉 위원이지만 올해만큼은 색다른 위치에서 가을야구의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시구자로 경기 전 마운드에 올라 옛 동료이자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우승’이라는 팀의 오랜 꿈을 미처 이루지 못했던 선배의 염원이 잠실 그라운드에 녹아들었다.
구단은 선수 시절 내내 열정적인 자세를 늦추지 않았던 봉 위원이 선수단에 ‘승리의 기운’을 넣어주길 기대했다. 유광점퍼를 입고 펼치는 가을야구가 LG에게 남다른 의미임을 익히 알고 있는 봉 위원은 익숙한 잠실 마운드를 밟기 전부터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영광이다”라고 운을 뗀 그는 “선수 시절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 던져보긴 했지만, 이렇게 큰 경기를 앞두고 시구자로 초청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홈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서 봉 위원은 환한 미소와 함께 1루를 향해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이날 선발 투수인 케이시 켈리와 악수를 나눈 뒤 힘껏 공을 던진 봉 위원은 시구를 마치고 안방마님 유강남과 포옹을 나누며 격려의 뜻을 전했다. 그는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목표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응원해주고 싶다”며 “무엇보다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치지 말고 잘해서 꼭 한국시리즈까지 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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