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KPGA ‘제네시스’ 우승… 5위서 연속 버디 2번으로 대추격
12번홀 공동 선두로 올라서고 최종홀 1타 줄여 국내 투어 첫승
고진영 ‘하이트진로’ 3언더 환호… 러프 억세고 그린 단단한 코스
보기 나흘간 대회 최소 5개 기록… 최혜진 등 경쟁자, 서두르다 자멸
13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티오프 전만 해도 우승컵은 5타차 단독 선두였던 문경준(37)의 차지가 유력해 보였다. 문경준에게 7타 뒤진 공동 5위 임성재를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임성재의 뒷심은 대단했다. 문경준이 주춤하는 사이 임성재는 착실하게 타수를 줄여 나갔다. 4번홀(파4)과 5번홀(파3) 연속 버디로 추격에 시동을 건 뒤 9번홀과 10번홀(이상 파4)에서도 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12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홀 1m 남짓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을 벌이던 둘의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결정 났다. 두 번의 샷으로 그린 근처에 공을 올린 임성재는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하루에 5언더파를 몰아친 그는 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반면 문경준은 버디 퍼트는 물론 파 퍼트마저 실패하며 2타 차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임성재의 코리안투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부터 2년간 한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한 임성재는 두 곳 모두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2년 1개월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3억 원의 상금에 제네시스 차량 한 대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번 대회는 코리안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였다. 준우승을 차지한 문경준은 시즌 7차례 톱10 진입에 힘입어 1승도 없이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지었다. 문경준은 내년 시즌 유러피언투어 출전권과 향후 5년간 코리안투어 출전권, 보너스 상금 1억 원, 제네시스 차량 1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4라운드 합계 3만8695명의 갤러리가 찾아 코리안투어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하이트진로)이 까다로운 코스에서 우승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13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GC(파72)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최종 4라운드. 고진영은 버디와 보기 1개씩으로 이븐파를 기록해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로 2억 원의 우승 상금을 차지했다. 2017년 9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1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10승을 채웠다. LPGA투어에서는 6승을 기록 중이다.
고진영은 전장이 길고 러프가 억센데다 그린이 단단한 코스에서 전략적인 클럽 선택과 현명한 코스 매니지먼트로 나흘 동안 출전 선수 중 가장 적은 보기 5개만 기록했다. 버디가 8개로 많지는 않았지만 버디와 보기의 차인 3언더파는 우승 스코어가 됐다.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추는 아쉬운 순간이 많았지만 고진영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는 전날에도 버디를 1개밖에 잡지 못했지만 나머지 홀을 모두 파세이브 하며 1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반면 경쟁자들은 조급한 마음에 승부수를 띄우다 자멸했다. 줄곧 챔피언 조에서 팽팽하게 맞섰던 유해란(18)은 17번홀(파4)에서 3온3퍼트로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2m 남짓한 내리막 파 퍼트가 홀을 1.5m나 지나쳤고 보기 퍼트마저 놓쳐 공동 6위(1언더파)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1개 이상의 더블보기를 기록한 최혜진, 이소미, 나희원, 김지영 등 공동 2위(2언더파) 4명은 고진영보다 6, 7개씩 버디를 더 낚았지만 보기도 많았던 탓에 마지막에 활짝 웃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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