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입국 수속 까다롭지 않고, 이동중에도 강압적 분위기 없어
南취재-사진기자 입국도 승인… 北 ‘역도 강국’ 자신감 작용한듯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위해 방북했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고초를 겪었다. 북한 입국과 이동 과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경기에서는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시달렸다. 불과 며칠 뒤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출전차 방북한 한국 역도 선수단은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20일 평양 청춘가역도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아시아 15개국에서 온 217명의 유소년, 주니어 선수들이 참가했다. 역도 강국 중국이 불참한 가운데 한국은 참가국 가운데 가장 많은 38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개회식에서 ‘KOR’가 새겨진 팻말을 앞세운 한국은 알파벳순으로 7번째에 등장했다. 한국은 태극기와 함께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도 사용했다. 1500명 정도가 입장 가능한 경기장에는 선수단 및 평양 시민 100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관중 없이 경기를 치렀던 평양 축구 경기와는 사뭇 달랐다.
18일 역도 선수단 입국 때부터 변화는 감지됐다. 선발대와 본진으로 나뉜 한국 선수단은 18일 김포공항을 출발해 베이징을 거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숙소인 양각도호텔에 짐을 풀었다. 신고를 안 했다는 이유로 음식 재료를 빼앗기는 등 공항 수속과 이동에 애를 먹은 축구 때와 비교해 순조롭게 진행됐다.
한국 선수들은 19일 청춘가역도경기장 훈련장에서 2시간가량 훈련을 했다. 약 30명이 동시에 바벨을 들어올릴 수 있는 훈련장을 한국 선수들만 이용하면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주니어 남자 61kg급 배문수(20·경북개발공사)는 “다른 국제대회 훈련시설보다 낫다. 더운 날씨에 냉방이 안 되는 곳도 겪어 봤는데 그에 비해서는 좋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고기와 생선 등이 골고루 갖춰진 식사를 하고 있다. 호텔 식사가 부실했다는 얘기가 나왔고, 이동 때 선수단 버스에 북한 요원 5명이 동승했던 축구 대표팀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국내 취재진의 입국을 불허한 축구 때와 달리 이번에는 한국 취재기자 1명과 사진기자 1명의 입국을 승인했다. 20일 평양 서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역도연맹 총회에서 북한의 방문일 대회조직위원장은 최성용 대한역도연맹 회장과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역도에 대한 북한의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태국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2위(금 2, 은 4, 동메달 3개)를 차지한 역도 강국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포인트가 걸린 이번 대회 역시 역도 유망주가 많은 북한이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는 21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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