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키움에 KS 1차전 7-6 진땀승
초반 에이스 요키시 공략 6-1 리드… 린드블럼 내려간 6회 6-4로 쫓겨
7회 다시 2점 내주며 동점 허용… 9회말 수비 실수로 만들어진 만루서
오재일 끝내기 안타로 극적 승리… 두산감독 비디오판독 항의하다 퇴장
키움과 6-6 동점이던 9회말 두산의 마지막 공격. 많은 일들이 한 이닝에 벌어졌다.
두산 선두 타자 박건우가 친 공은 힘없이 하늘로 떠올랐다. 아웃을 예감한 박건우는 고개를 숙인 채 1루로 향했다. 평범한 내야 뜬공이었지만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국가대표 유격수 키움 김하성이 이 공을 머리 뒤로 떨어뜨린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 나온 이 실책은 승부를 가르는 씨앗이 됐다. 후속타자 정수빈은 정석대로 보내기 번트를 댔다. 그런데 투수 오주원과 1루수 박병호가 서로 타구를 미루면서 정수빈은 간발의 차이로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처음엔 아웃이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다. 기록상은 투수 앞 번트 안타.
무사 1, 2루에서는 두산의 뼈아픈 미스 플레이가 나왔다. 투수 앞 땅볼을 때린 3번 타자 페르난데스가 스리 피트 라인 안쪽으로 뛰면서 자동아웃이 된 것이다. 두산은 1사 2, 3루의 끝내기 찬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페르난데스의 스리 피트 라인 위반이 확인되면서 주자는 다시 1사 1, 2루가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비디오 판독에 항의하다가 규정에 따라 곧바로 퇴장당했다. 한국시리즈에서 감독 퇴장은 2009년 김성근 당시 SK 감독 이후 10년 만이자 역대 2번째 진기록이다. 김 전 감독은 당시 판정 어필과 선수단 철수 지시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4번 타자 김재환 타석 때 2만5000명의 만원 관중은 다시 한번 모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오주원을 상대로 친 2구째 타구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간 것이다. 끝내기 홈런이라 생각한 선수들과 몇몇 팬들이 흥분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폴을 비껴간 것으로 확인됐다.
길고도 기묘했던 9회말 승부를 끝낸 선수는 5번 타자 오재일이었다. 김재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은 오주원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7-6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두산은 10월 1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데 이어 21일 만에 치른 실전에서도 기분 좋은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은 35번 가운데 26번(74.3%) 우승컵을 가져갔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두산의 낙승이 예상됐다. 두산 수비진은 여러 차례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넘겼고, 타자들은 기회 때마다 점수를 뽑았다. 1회 초 선제점을 내줬지만 2회말 1사 만루에서 김재호의 밀어내기 볼넷과 박세혁의 적시타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4회말에는 상대 실책 및 어설픈 수비를 틈타 대거 4득점하며 스코어를 6-1로 벌렸다.
하지만 에이스 린드블럼이 5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키움은 6회초 윤명준과 이현승을 상대로 3점을 추격한 데 이어 7회초에는 2점을 더 얻어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키움 필승 계투조 이영준과 한현희, 조상우는 5회부터 8회까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키움 이정후는 5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을 이끌었다.
승부의 추는 9회말 다시 한번 두산으로 향했다. 두산은 9회초 선발 요원 이용찬을 마무리로 등판시키며 이닝을 막아낸 뒤 우여곡절 끝에 소중한 첫 승을 거뒀다. 양 팀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이영하, 키움 이승호가 선발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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