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0-1 뒤지던 후반 39분 동점골… 선두 울산 추월 가능성 남기게 해
통산 최다 223호골 행진도 이어가
1998년 3월 31일 포철공고(현 포철고)를 졸업하고 포항 유니폼을 입은 ‘고졸 루키’ 이동국이 프로 첫 골을 기록했다. 리그 개막(21일) 10일 만의 일이다. 당시 팀 3-1 승리의 제물은 다름 아닌 전북. 그로부터 22시즌이 흘렀다. 올해 ‘불혹’의 나이가 된 이동국(40)은 자신이 첫 골을 넣었던 전북에서 프로 인생 절반인 11시즌을 보내며 한국 축구의 대표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통산 첫 골 이후 7879일 만인 26일 K리그 개인 통산 223호 골을 터뜨려 사상 첫 300번째 공격포인트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1 파이널A 2라운드. 0-1로 뒤지던 전반 19분 전격적으로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후반 39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뽑았다. 오른쪽 중원에서 문선민이 길게 골대 앞으로 찔러준 공이 혼전으로 이리저리 흐르던 순간 공을 낚아채 강하게 왼발로 때렸다. 공은 골키퍼의 손끝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 골대 위쪽 가운데에 날카롭게 빨려 들어갔다. 대기록이 달성된 순간 이동국은 환호하는 팬들 앞으로 달려가 포효했다. 그 다음 필드 플레이어들의 축하를 받으며 벤치로 향했고, 벤치에 있는 선수와 스태프들의 축하를 연달아 받았다.
이동국의 이날 골은 전북의 3연패 꿈을 이어가게 한 의미도 있었다. 만일 전북이 졌다면 승점 71로 이날 강원을 2-1로 꺾은 1위 울산(승점 75)에 승점 4점 차로 뒤지게 된다. 이제 단 3경기를 남겨둔 전북으로선 귀중한 승점 1을 추가한 것이다. “내주지 않아야 할 골을 내준 데다 상대가 수비 위주로 경기를 했기 때문에 과감한 공격이 필요했다”며 이동국을 조기 투입한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다.
이동국은 경기 직후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잘 도와줘서 기록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는 계속해서 중요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승점을 잘 쌓도록 하겠다”고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이동국의 300공격포인트는 한동안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2위인 데얀(38·수원)이 이제 234로 크게 뒤져 있다. 이동국은 사상 처음 개인 통산 200골 고지를 넘어 새 역사를 써왔다. 개인 최다골 2위도 데얀(189골)으로 큰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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