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산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뒤 29일 3년 총액 28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7억 원)에 재계약하며 프로야구 역대 가장 몸값이 비싼 사령탑이 된 김태형 두산 감독(52)의 우승 선물은 ‘샴푸’였다.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김 감독은 “우승하면 10만 원 안쪽으로 선수들에게 선물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감독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태형 3기’의 포부 등을 밝혔다.
‘감독 최고액’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자마자 전년도 6위였던 두산을 2년 연속 KS 우승으로 이끈 김 감독은 2017시즌을 앞두고 3년 2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의 재임 5년 동안 두산은 정규리그 3회 우승, KS 3회 우승을 달성하며 2010년대 최강의 팀이 됐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 717경기에서 435승 5무 277패(승률 0.611)를 거뒀는데 승률 6할은 KBO리그 역대 사령탑 중 그가 유일하다.
5년 동안 모든 면에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한 김 감독은 앞으로의 3년에 대해 “젊은 선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를 줄 것이다”라며 세대교체를 시사했다. 이용찬(30), 김재환(31) 등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30대에 접어들었고 김재호(34), 오재원(34) 등은 30대 중반이 됐다. 김 감독은 “예우는 하되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오재원에 대해서는 “빨리 계약하라고 농담했다. FA 계약을 잘 마치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5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김 감독은 “10월 1일 NC 다이노스전”이라고 정확히 말했다. SK에 9경기 차까지 뒤졌던 두산이 시즌 막판 승차를 좁히다 결국 공동 1위(상대전적 우위로 KS 직행)에 오른 극적인 경기였다. 김 감독은 “2015년 첫 우승 때는 뭣도 몰랐기에 겁도 없었다”고 첫 우승과 이번 우승을 비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는 올 시즌 FA로 NC로 이적한 포수 양의지(32)를 꼽았다. “나와 같은 포수라서 애정이 갔던 건 사실이다. 양의지에게 고교 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다”고 한 김 감독은 “내 아들과도 비슷하게 생겼다. 그래서 더 정이 간 게 아닐까”라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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