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강한 전투력으로 똘똘 뭉친 OK저축은행에서는 매 경기 새로운 에이스가 탄생한다.
신임 사령탑 석진욱 감독의 출발이 산뜻하다. V리그 남자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개막 5경기 전승 행진을 달리는 중이다. 팀 공격성공률 2위(54.77%)에 리그 최소 범실(118개)로 효율성 높은 배구를 펼치는 덕분이다. 여기에 속공 1위(성공률 59.70%), 서브 1위(경기당 평균 1.842개) 등의 무기를 적절히 곁들이는 OK저축은행의 배구는 변화무쌍하다.
주포 송명근이 팀 공격의 근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프로 7번째 시즌에 돌입한 그는 부상과 수술, 부침의 늪에서 벗어나 마침내 해결사로서의 본 모습을 되찾았다. 팀 내 최다 91득점(리그 공동 8위)을 책임지면서도 공격성공률 55.71%(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이렇다보니 OK저축은행은 자연스럽게 송명근의 새로운 출발과 발걸음을 함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 시즌 5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경기의 지배자는 번번이 달랐다. 외국인 선수 레오 안드리치의 부상 공백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레오는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한 달여간 자리를 비우게 됐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레오 없이 치른 2일 한국전력과의 원정경기서 조재성의 개인 2호 트리플 크라운(후위 공격 9점·블로킹 3개·서브 에이스 4개) 활약을 앞세워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OK저축은행의 상승세도 계속됐다.
‘무한 경쟁’의 팀 운영 방침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경력이 아닌 실력과 준비 과정으로 매 경기 스타팅 라인업을 결정하면서 선수들의 출전 의지를 자극 중이다. 이에 개인 속공 2위에 이름을 올려둔 주전 박원빈이 센터진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프로 3년차 손주형이 개인 속공 4위, 블로킹 3위에 오를 만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석 감독 역시 “센터진이 신인까지 6명인데 경쟁을 시키다보니 다들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반긴다.
매 경기를 앞두고 석 감독이 선수단에 강조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코트 안에서 투지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대내외적으로도 OK저축은행의 변화를 감지하는 시선이 많다.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게 주된 평가다. 투지와 성적이 조화를 이룬 OK저축은행은 부쩍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