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불펜 운용의 트렌드. 국제 대항전에서도 믿을 만한 마무리투수의 양과 질에 대한 필요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역대 최다 세이브를 합작한 클로저 군단은 ‘김경문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는 10개 구단 중 6개 구단의 마무리 투수가 포함됐다. 하재훈(SK 와이번스·36세이브), 고우석(LG 트윈스·34세이브), 원종현(NC 다이노스·31세이브), 문경찬(KIA 타이거즈·24세이브), 조상우(키움 히어로즈·20세이브), 함덕주(두산 베어스·16세이브)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019시즌 161세이브를 합작해냈다. 종전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145세이브 군단을 앞지른다.
2019시즌에는 역대 KBO리그 최다인 12명의 두 자릿수 세이브 투수가 나왔다. 자연히 프리미어12 대표팀 중간 계투도 이들 위주로 짜였다. 국가대표 경력은 많지 않지만 리그를 호령했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 30세이브 투수 세 명이 태극마크를 함께 단 것도 역대 최초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정대현(은퇴) 등 압도적인 베테랑 카드는 없지만 오히려 현대 야구 트렌드에 더욱 적합할 수 있다.
토니 라루사 감독이 고안한 ‘9회 마무리 투수 등판’은 최근 그 의미가 희석되고 있다. 가장 강한 투수가 경기 중반 위기 때 등판해 편한 상황을 만드는 전술이 야구의 최신 트렌드다. 키움이 올해 후반기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조상우를 활용한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마무리 투수가 여러 명 있다는 것은 경기 중후반, 어떤 위기가 닥쳐도 내보낼 카드가 많다는 의미다. 좌완과 옆구리, 강속구 우완 투수 등 다양한 스타일도 가치를 높인다.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투수 얘기가 나올 때면 “정말 어렵고 중요한 자리다. 아무래도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며 “컨디션에 따라 순서를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상우에 대해서도 키움이 그랬듯 6~7회쯤 위기 투입 가능성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