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의 여왕’ 최혜진(20·롯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 등극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놓았다.
최혜진은 3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6638야드)에서 끝난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우승상금 1억6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고 정상을 밟았다. 올 시즌 가장 많은 5번째 우승으로 압도적인 대상 포인트 564점을 기록해 8일 개막하는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 결과와 관계없이 다승왕 등극과 대상 수상을 확정지었다. 또한 상금 1위 장하나(27)가 이번 대회를 건너뛴 사이 부문 선두를 되찾으면서 기존 1위를 달리던 대상과 평균타수, 다승 그리고 상금까지, 전관왕 등극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 떡잎부터 남달랐던 최혜진
최혜진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기량을 검증 받은 재목이었다. 학산여고 3학년이던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준우승을 거뒀고, 역시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한 KLPGA 투어에서도 2승을 달성해 장차 한국여자골프를 이끌 기대주로 각광 받았다.
지난해 프로 정식 데뷔 후에도 2승을 거두며 동기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찌감치 신인왕 등극을 확정지었다. 더불어 대상 포인트 1위까지 차지해 2006년 신지애(31)의 뒤를 이어 대상과 신인상 동시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최근 LPGA 투어 Q시리즈 참가를 놓고 고민하던 최혜진은 국내 무대 전념으로 마음을 돌리고 미국행을 잠시 뒤로했다. 그리고 Q시리즈 최종전이 끝난 이날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정상을 밟으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 여유롭게 5승 달성
정상 등극은 순조로웠다.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최혜진은 전반 버디 2개로 앞서간 뒤 15번 홀(파4) 쐐기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선두 이다연(22), 임희정(19)과 격차를 4타로 벌리며 우승을 예약했다.
전반기 4승 달성 후 넉 달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던 최혜진은 “너무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벅찬 우승 소감을 밝혔다.
2016년 박성현(26)의 뒤를 이어 5승 고지를 밟은 최혜진은 이어 “오랫동안 상금 1위를 달리다가 지난 대회에서 선두를 내줘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남은 대회가 있었고 타이틀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다가오는 최종전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겠다”고 전관왕 등극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올해 2승을 거둔 ‘신예’ 조아연(19)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신인왕 수상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