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거물로 불러주오”… NL 마운드 당당 빅3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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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영상 투표 상위 3명에 포함… 메츠 디그롬-워싱턴 셔저와 경합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첫 득표… 亞선수 최다득표는 다루빗슈 93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한국인 메이저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다.

LA 다저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 3명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사이영상 득표자가 됐다. 제이컵 디그롬(31·뉴욕 메츠)과 맥스 셔저(35·워싱턴)도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사이영상 수상 여부와는 별개로 류현진이 최종 3인에 포함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사이영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30명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아시아 출신 선수가 이 상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한국 선수 중에는 득표를 한 선수도 없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2000년 18승 10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지만 랜디 존슨, 톰 글래빈, 그레그 매덕스 등 전설적인 투수들에게 밀려 득표하지 못했다.

류현진이 과연 얼마나 많은 점수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투표에 참여하는 기자들은 한 명당 투수들을 대상으로 1위부터 5위까지 5명에게 표를 던진다. 1위 표는 7점, 2위 표는 4점, 3위 표는 3점, 4위 표는 2점, 5위 표는 1점으로 계산되며 이를 합산해 최종순위를 가리는데 류현진이 최종 3명 안에 든 것이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사이영상 수상자는 14일 발표된다. 현재와 같은 투표 방식이 도입된 2010년 이후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는 일본인 선수 다루빗슈 유로 텍사스 시절이던 2013년 93점을 받아 아메리칸리그 2위에 올랐다.

전반기만 해도 류현진은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꼽혔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화려하게 시즌을 열어젖힌 류현진은 올스타전 전까지 17경기에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섰다. 덕분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선발투수의 영예도 안았다. 하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3.18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고,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건너뛰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디그롬의 사이영상 2연패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소 승수(10승)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평균자책점(1.70)을 발판 삼아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디그롬은 올 시즌에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 2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255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11승 7패를 기록한 셔저는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지만 투표는 정규시즌 직후 이뤄진 터라 투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게릿 콜(29)과 저스틴 벌랜더(36·이상 휴스턴), 찰리 모턴(36·탬파베이) 등 3명이 다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류현진#메이저리그#la 다저스#nl 마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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