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그리고 조 선두. 하지만 방심은 이르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대표팀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C조 캐나다와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전날(6일) 호주와 1차전 5-0 승리에 이어 대회 2연승을 질주한 한국은 C조 1위를 지키며 슈퍼라운드 진출을 위한 7부능선을 넘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한국 선발 김광현은 1회부터 최고 151㎞의 속구를 앞세워 삼진쇼를 펼쳤다. 5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가 69개에 불과했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1차전과 달리 타선이 잠잠했다. 캐나다 선발 로버트 자스트리즈니 역시 최고 149㎞에 육박하는 속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한국 타선을 봉쇄했다.
분위기는 6회 달라졌다. 1사 후 민병헌이 중전 안타에 도루로 상대를 흔들었다. 호투하던자스트리즈니는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판됐다. 뜬공과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 김재환의 우전 적시타 때 민병헌과 김하성이 차례로 홈을 밟았다. 균형을 깨는 2-0 리드. 1차전에서 안타 없이 2볼넷 1득점으로 타격감을 예열했던 김재환은 이날 대표팀 최고의 해결사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민병헌은 8회 안타 하나를 더 추가하며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리드를 잡자 필승조가 가동됐다. 차우찬이 7회를 실점 없이 막았지만 8회 등판한 함덕주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안타 1실점했다. 2-1로 불안하게 앞선 1사 2루, ‘마무리 중의 마무리’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의 돌풍을 이끌었던 모습 그대로였다. 최고 153㎞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연속 삼진을 기록하며 캐나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국은 2-1로 불안하게 앞선 9회 2사 1·3루에서 박민우의 적시타로 리드를 벌렸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5아웃 세이브’를 기록했다.
조 선두를 달리고는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8일 낮 12시 열리는 호주-캐나다전에서 호주가 승리한다면 한국은 오후 7시 치를 쿠바전 결과와 관계없이 일본행을 확정짓는다. 만일 캐나다가 호주전 승리로 2승(1패)째를 따내더라도 한국이 쿠바만 꺾는다면 3승으로 자력 진출이다. 캐나다의 호주전 승리와 한국의 쿠바전 패배가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2승1패로 맞물리게 될 한국, 캐나다, 쿠바의 팀 성적 지표(Team Quality Balance·TQB)를 따지게 된다. 2연승에도 승리 아니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8일 선발투수로 한국은 박종훈, 쿠바는 요시마르 카우신을 예고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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