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다시 뛴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0시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홈경기에 출격한다.
최근 손흥민은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쳤다. 의미는 컸다. 역대 한국인 유럽무대 득점기록을 123골로 늘렸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기존의 한국인 유럽무대 역대 최다 골(121골) 기록도 깨졌다.
솔직히 불안했다. 지난 주말 에버턴과의 EPL 원정경기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터라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에버턴 원정에서 손흥민은 어시스트에 성공했으나 자신의 깊은 태클이 빌미가 돼 안드레 고메스(포르투갈·에버턴)가 오른 발목을 크게 다쳤다. 직접적인 충돌은 아니었으나 손흥민의 태클에 고메스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협력수비에 나선 세르주 오리에의 발과 충돌해 골절상을 입었다.
손흥민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급기야 눈물까지 쏟았다. 상대 스태프와 선수들이 위로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평소 극성스러운 영국 언론들도 “퇴장감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손흥민이 즈베즈다 원정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러나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했다. 손흥민은 다시 일어섰고, 멀티 골로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물론 골 세리머니는 없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기도하는 세리머니로 미안함의 제스처를 취했다. 앞서 손흥민은 수술대에 오른 고메스에 따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 메시지에 고메스도 답신을 보냈다.
다행히 징계도 풀렸다. 주말 경기 직후 EPL 사무국은 손흥민에게 3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토트넘이 즉각 항소했고, 재심 결과 무효처리돼 손흥민은 EPL에서도 결장 없이 출전하게 됐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져 리그 11위까지 추락한 토트넘에게는 손흥민은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지난시즌까지 챔피언십(2부)에 머물던 ‘승격팀’ 셰필드이지만 아스널을 제압하는 등 선전을 이어가며 6위에 랭크됐다. 이적설 등으로 상당수 팀원들이 뒤숭숭한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제 역할을 해주는 이가 손흥민이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아르헨티나)은 손흥민의 활약에 대해 “강한 멘탈을 증명했다.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음 속 짐을 조금이나마 덜게 된 에이스는 이제 다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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