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진행하고 있는 축구대표팀이 이번 단계에서 가장 난코스로 꼽히는 레바논과의 원정경기가 열리는 베이루트로 이동한다. 벤투호의 방식대로, 끝까지 현지가 아닌 베이스캠프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움직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3일 오전 9시30분(이하 한국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11일 아부다비 땅을 밟은 이후 3번째 현지 훈련으로, 대표팀은 이 담금질을 끝으로 결전의 땅 베이루트로 이동한다.
벤투호는 오는 14일 오후 3시, 한국시간으로 밤 10시부터 베이루트에 위치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4차전을 치른다.
3차전까지 치른 현재 한국은 2승1무 승점 7로 H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레바논은 2승1패 승점 6점으로 3위다. 그 사이에 한국과 승점이 같은 북한이 2위에 올라 있다. 다득점에서 북한을 살짝 앞서고 있는 한국은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레바논은 최종예선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2위 이내 진입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참고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은 5개국이 8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각조 1위가 최종예선에 직행하고 2위 가운데 상위 4개 팀이 추가로 최종예선으로 향한다. 한국과 평양에서 비기고, 레바논은 2-0으로 제압하는 등 선전하고 있는 북한이 H조 판도를 흔들면서 두 팀 모두 이 경기에 대한 비중이 더 커진 상태다.
한국을 떠날 때부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던 벤투 감독은 끝까지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아부다비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던 첫날 훈련만 미디어와 팬들에 공개했을 뿐 이후는 문을 닫았다. 12일 오후 훈련은 초반 20분만 오픈했고 13일 오전 훈련은 그보다도 적은 15분만 공개한 뒤 비공개로 전환했다.
현지 적응훈련 전혀 없이 베이스캠프 훈련으로만 담금질을 마무리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대표팀 관계자는 “벤투 감독 방침이 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서 훈련하는 것보다는 환경이 잘 갖춰진 곳에서 준비하다가 결전지에 들어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뒤 “아부다비에서 오전 훈련 후 베이루트로 이동한다. 현지에서는 훈련이 없다. 오늘 오후에 진행될 공식회견에 벤투 감독과 선수 1명(김승규)이 참가하는 것이 일정의 전부”라고 전했다.
현장의 분위기 등을 파악할 겸 마무리 훈련을 경기가 펼쳐지는 곳에서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벤투호는 벤투호의 방식대로 난코스 진입을 결정했다.
대표팀 스트라이커 황의조는 “아부다비에서 계속 훈련하다 레바논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은 감독님 혼자만의 결정은 아니다.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우리와 상의한 뒤 정한 것”이라고 전했으며 미드필더 이재성은 “어차피 잠깐 현장에서 훈련한다고 현지 상태에 다 적응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좋은 환경에서 한 번이라도 더 훈련하는 게 낫다”며 대표팀 결정을 소개했다.
대표팀은 오전 훈련이 끝나면 숙소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전세기를 이용해 베이루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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