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 볼’ 위반했네” 양심 선택하고 컷탈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8일 03시 00분


미세한 차이 발견한 러셀 헨리, 자진 신고하고 8벌타 받아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승을 거둔 러셀 헨리(30·미국·사진)는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 그리고 떳떳이 예선 탈락했다.

헨리는 17일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멜레온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마야코바 클래식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경기 후 팬들을 위해 공에 사인을 해 주던 헨리는 경기 중 사용했던 공 1개가 다른 공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같은 T사의 같은 모델이었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었던 것. 그는 “어떻게 그 공이 내 가방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른바 ‘원 볼(One Ball) 규정’ 위반이었다. 골프 규칙 20조 3항에 따르면 프로골퍼는 브랜드와 모델이 같은 공으로 라운드를 마쳐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홀마다 2벌타씩을 받는다. 9∼12번홀 4개 홀에서 다른 모델의 공을 사용했다고 신고한 러셀은 벌타로 8타를 받았다. 당초 중간합계 7언더파로 상위권에 올랐던 그는 1오버파가 되면서 2타 차로 컷 탈락했다.

대회 규칙담당자인 브래드 파벨은 “너무 미세한 차이라서 판정을 내리기까지 1시간 30분이 걸렸다”면서 “헨리는 대단한 일을 했다. 그 신사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러셀 헨리#pga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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