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콜린 벨 한국여자축구대표팀 감독(58)이 취임한 지 꼭 한 달이 흘렀다. 지난달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분명한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한 그는 한국축구와 선수 파악을 위해 그동안 바쁘게 돌아다녔다.
여자대표팀은 다음 달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를 대비해 지난 15일 부임 이후 처음으로 파주NFC에서 대표팀을 소집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벨 감독의 스타일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여자대표팀 미디어오피서(언론담당관)인 설동철 대한축구협회 대리는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 대리의 목소리를 통해 벨 감독의 스타일을 알아본다.
● 높은 친화력
벨 감독은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 공을 많이 들인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말을 쓰고, 또 배우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한다. 취임 기자회견에서와 마찬가지로 소집 훈련 때도 우리말로 “환영합니다. 나는 콜린입니다. 잉글랜드에서 왔습니다”로 시작하는 등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 애를 쓴다. 보기 좋다. 벨 감독은 “1년 안에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노력하겠다”고 농반진반으로 얘기하는데, 실제 그럴 지도 모르겠다.
● 소통과 신뢰
무엇보다 선수들과의 소통과 믿음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취임 이후 대표팀 주장 김혜리(인천현대제철)를 찾아 면담을 진행했을 정도로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2박3일간의 첫 소집 훈련 기간동안에는 많은 미팅을 진행했다. 소그룹 미팅을 통해 선수들의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기대보다 선수들이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벨 감독이 상당히 만족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개인 면담을 통해 선수 파악에도 적극적이다. 선수 개개인과 훈련강도나 훈련량, 맡고 싶은 포지션 등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 솔선수범하는 훈련 준비
훈련 준비가 꼼꼼하다. 아울러 직접 챙긴다. 이번 단기 소집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충분히 준비하고 올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했다. 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휴식에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가급적 빨리 구단에 공문을 보내 선수가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줬다. 그만큼 선수를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훈련장에서는 훈련시간 1시간 전부터 콘이나 마크 등을 직접 준비했다. 대개는 피지컬 코치 등이 하는 일이다.
● 강력한 동기부여
벨 감독은 칭찬에 인색하지 않다. 첫 미팅 때 선수들에게 키를 물어본 후 실제 키보다 훨씬 커 보인다며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경기장에 나서라”며 격려했다. 아울러 우리 팀이 가져갈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 여자 복서인 케이티 테일러가 올림픽 금메달 목표를 세우고 훈련 과정과 실제 금메달을 딴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우리 선수들에게도 “항상 원하는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 아직 단 한번도 나가보지 못한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목표 의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