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에게 2019년은 여러 모로 낯선 해였다. 2015년 1군 진입한 이래 하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던 KT가 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펼쳤다. 비록 포스트시즌(PS)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창단 첫 5할 승률을 거두며 확실하게 도약했다.
과정은 치열했다. KT는 올해 한 점차 경기만 38차례 소화했다. 한화 이글스(44경기)에 이은 최다 2위였다. 1점차 승률은 0.474(18승20패·5위)로 나쁘지 않았지만 자연히 선수단에는 피로도가 감돌았다. ‘필승조’ 주권, 김재윤, 전유수, 이대은 등 몇몇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렸다. 이는 야수진도 마찬가지였다. 좋을 때의 모습과 멀어졌고, 마지막 계단을 넘지 못한 채 NC에 PS 티켓을 내줘야 했다.
결국 ‘뎁스’의 문제였다. 이강철 감독이 점찍은 선수들이 1군에서 활약하며 새 얼굴을 여럿 발굴했지만, 이들의 뒤를 받칠 자원이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떠난 대만 가오슝 마무리 캠프. 선수단의 힘이 달랐다. 아직 프로 데뷔 홈런이 없는 김민혁을 비롯해 심우준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투수 김민, 손동현 등도 강한 공을 연신 뿌려댔다. 이 감독이 다시 한 번 휴식의 중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20시즌에는 주축 선수들에게 조금 더 많은 휴식을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수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기 위해서는 자원이 많아야 한다. 이 감독이 꼽은 마무리캠프 목표도 뎁스 자원 확보였다. 실제로 투수진에서 하준호, 박세진, 김성훈 등과 포수 문상인, 야수 김병희, 김민섭 등이 스태프의 호평을 받았다. 이들이 1군에서 백업 역할만 수행해줘도 주전들의 적절한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당연히 이들이 백업에 만족해야할 이유는 없다. 이들이 주전 자리를 위협할 만한 선수로 성장한다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이는 곧 KT가 강팀으로 거듭나는 지름길이다.